오늘 만난 검은고양이 J -패트병 쓰레기에 대한 생각

연휴첫날은부처님오신날이라보광사엘다녀왔다.불교신자는아니지만,부처님생일이니나도인사하러간거다.올해는전영주시인이랑같이갔다.보광사를한번도안가봤다고해서같이가서연등아래서기념사진도찍고,내년엔조계사의휘황찬란한연등아래서진짜예쁜사진찍어주겠다는약속도하고,색색의불밝힌연등아래서사진찍으면나이든여자도소녀처럼고와보이기마련이다.연등은몸도마음도환하게만들어준다.자비란이름의보톡스.

어제는하염없이늘여져흐느적거리며하루를보냈고,오늘은3일치일을한번에다해치웠다.비그치고바로카메라들고동네한바퀴.

비에젖은풀,꽃사진을잔뜩찍고무허가텃밭에서잘자란붉은상추도몇잎뜯고,그리고집으로유턴해서돌아오는길검은고양이한마리가휙지나간다.

이녀석이떠나온자리를보니까대문앞에내다놓은쓰레기봉지의가운데가구멍이뻥뚫려있다.음식물쓰레기를일반쓰레기봉투에담아내다놓았나보다..

잘생긴검은고양이인데,예전동네의골목대장노릇을하던별이가생각난다.별이랑아주비슷하게생긴고양이다.

차밑을들여다보며말을붙여본다.

"얘,너배고프구나.아줌마네집에오면밥줄텐데,아니아줌마는마당의큰사료그릇을늘채워두거든…그러니까쓰레기봉지뜯지말고,울집에와.사료냄새따라오면돼.알았지?"

그리고대문밖청소한바탕하고,잡초뽑고,울집대문앞에산처럼쌓인재활용쓰레기장갑끼고다분리해서모두8개의봉지로나눠정리했다.왜들이러나..재활용쓰레기수거일이공휴일인데도막무가내로내다놓는건무슨매너인지.또오월이유난히행사가많다보니쓰레기도더많아진건이해하지만,그래도그렇지..혼자살림인나는한달에10리터쓰레기봉투한장이면끝인사람인데,프라스틱이라고해서다재활용으로받아주는것도아니고,패트병의부피가장난이아니다.비닐봉지도마찬가지오물이묻은것은쓰레기봉투에다버려야지재활용으로내놓으면안되는데..결국내쓰레기봉투두개를들고나가다분류지저분한비닐뭉치랑학용품조각들그무수한일회용용기들.

꼬박두시간을걸려대문앞에산처럼쌓인쓰레기(주로각종패트병과비닐봉투일회용용기들)를분류정리했다.

묵묵히꼼꼼이정리하고분류하는모범을보여줬으니다시는우리대문앞에다재활용쓰레기를쌓아두는일은없겠지?설마?

또그러면?다시한번모범을보이는수밖에.

일회용품사용을줄일것.난패트병이란것도싫다.모든술과음료수를옛날처럼병에담아팔면안되는것일까?패트병이얼마나많이쌓였는지,부피를줄이느라죄다발로꾹꾹밟아재활용품수거봉투세개에다밀어넣었는데도다안들어간다.끔찍하다.나이제부터패트병에든맥주나음료수는안살거란결심.(불가능할까?맥주는그렇다쳐도막걸리는?그래도막걸리병은작으니까용서가되나?)패트병공해는진짜심각하다.

뭐야,고양이얘기하다말고쓰레기줄이기운동이라니.

오늘만난검은고양이는J(제이)다.이선희가노래하던그J.

제이,아름다운여름날이멀리사라진다해도…

제이야,아줌마는여름대신에패트병이사라지면정말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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