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와 오이지
BY esse21 ON 6. 18, 2013
내가앉아있는작은간이초소앞으로색색의우산을쓴행인들이지나간다.한달이나이른장마가시작되었다.
참별것도아닌일을하면서왜이렇게피곤한지모르겠다.엄살처럼온몸이삐걱댄다.
반나절근무지만일을한다는것.날마다비탈길을오르내려야한다는것.틈틈이사진찍고밀리기전에후닥정리해야한단것.요즘은블로깅할여력도없이지쳤다.
엄마가급격히상태가나빠지신것.
엄마는치매외에는특별한병이없는분이신데,그치매가심해지셨다.대답도안하시고,음식을입에넣고도삼키는것을잊어버리고가만히입속에담고만있기도하신다.
그래도국수는맛나게드셨다.다행이다.국수와쵸콜렛,꿀물로연명하신다고해도과언이아니다.
물을드시는걸워낙싫어하시기는했다.음식은먹지만,물마시는걸완강히거부하는엄마.
국수는국물이많은,그래서물을드시게하는방책으로생각해낸거다.
순수한물은안드시려하시니꿀물을드시게하는거고,
쵸콜렛은입에넣으면씹을필요도없이그냥녹아서넘어가고고칼로리식품이라쵸콜렛을챙긴다.엄마침상옆서랍에넣어두면돌보미아주머님이식사잘안하시려하실때마다한조각씩입에넣어주신다.
나는정말하는일없이바쁘고피곤하고,지친다.더위탓인지?내무능력탓인지..
해야할일은너무많은데,집에들어오면쉬고싶단생각부터한다.
텃밭의호박과오이는집안의끈이란끈은죄다연결해서이틀에걸쳐이리저리줄을매주었다.
일층무앙이네랑옆집이빨래널러드나들기불편하지않게줄을매야하고,빨래줄한묶음사면간단한것을뭐든지가지고있는것.주변에서공짜로얻을수있는것.-재활용부터생각하는습성에,그걸뭘사?하면서,
텃밭용줄로는제일좋은게낡은운동화끈이란것도알았다.뭐하나그냥버리지못하는성미라낡은운동화는재활용박스에넣어도운동화끈은챙겨두고,운동화살때마다여벌끈도꼭챙기던버릇이라다행이다.
오이지담기
내주방에턱하니들어앉은커다란장독.사실몇년전부터오이지를담고싶었다.
그런데,둘곳도마땅찮고,큰김치통이나항아리도없고,..올해서야오늘오이지를담았다.
오이반접50개.
사실오이지담는시기는장마전이젤좋은데..담을통이없다고고민하느라며칠늦었다.
늘신세지는영주씨에게나눠주고싶고,또가을에미국사는내동생이온다.동생먹이려고,가져갈수있다면싸보내려고담았다.
항아리나큰김치통을하나사야하나고민고민하다가..작년여름이집마당을정리할때빈장독하나구석에집어넣었던일이딱떠오른다.
오늘은들어오자마자마당구석탱이후미진곳부터대청소를시작.있다!뚜껑없이먼지를뒤집어쓴빈장독하나.작년에정리하고안들여다본사이구석에고인한가득썩은물은뭐지?볏집을재활용봉투에담은것이그대로삭아서퇴비가된것.’애고냄새야..’하다가..나횡재한거다.그대로내퇴비박스에집어넣었다.절반은썩은볏집.날마다들여다보며구석구석잡초뽑아주다가엊그제는지렁이도두마리발견역시퇴비통에합류시켰는데.
아멜리에는리얼유기농농부@우헷,
오이지담는방법이야너무간단하기때문에다들아실것같은데..
그래도레시피
오이반접50개에천일염1킬로,물10L소금물을팔팔끓여서뜨거울때항아리에부으면끝이다.그리고오이가무르지않게돌로눌러주어야하는데,음,장독이커서내가가진돌맹이하나로는감당이안되길래머리를쥐어짯다.도자기재질의두툼한국수그릇두개에다내아령을깨끗이씻어서담고,첫시집내고권달웅시인님께받은수석도역시씻어서누르미돌로집어넣었다.-앗,귀한수석을..권선생님,죄송합니다.오이지가다익으면그땐원상복귀시킬거예요.
좁은주방겸거실에턱하니자리잡은커단항아리뚜껑은냄비뚜껑으로대신했다.항아리는입구도반듯하진않으니까랩으로둘러싸고,3일후에물을따라다시한번끓여넣어주면끝이다.
오이지50개가들어있는장독을쳐다보고있는것만으로도내살림이한껏풍요로워진것같은이기분.
그런데올장마는무사히넘길수있을까??오늘마당청소하며하수구청소까지하긴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