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좋은공연을봤다.
우선눈에들어온건<시지프스코드>라는제목이다.
까뮈의<시지프스의신화>를떠올렸고,오래전학창시절에읽은내용을다시되새김해보기도했다.
시지프스이야기는다들아실것이다.인간이감히신들을물먹인(?)죄로바위를산꼭대기로밀고올라가는형벌-어쩌면벌중에가장끔찍한벌굴러떨어진바위를밀어올리는일을끊임없이반복해야하는시지프스의운명만큼잔인한것도없지싶다.한마디로희망없음=성과없음.
바위는끌어올리자마자도로굴러떨어지고,다시끌어올리는작업을끊임없이반복해야만한다.
무용극<시지프스코드>는이일상의반복이란행위에서의일탈을꿈꾸고,동시에이일탈을넘어일상을즐거운창조행위로변환시켜야한다는걸보여주는내용이다.
공연은과천시민회관소극장출입문을열고들어선순간부터이미시작되어있었다.전출연진들이극장로비에서바위를굴리고있다.
소극장의문이열리고바위를굴리는사람들을따라관객들도극장으로입장했다.
다들맨발에중세수도사복장을하며바위를굴리는사람들을따라들어간객석에는북치는소녀가관객을맞아준다.바위는객석의끝까지밀어올려지고,빨강망토를입은북치는소녀혼자토슈즈를신고발끝으로서서객석을돈다.’아,이래서무용극!’
무대에는사다리와집모양의간이기구가설치되고,우리는그속에서반복되는일과들을본다.
그러다어느순간댄서들은이일상을찢고나온다.
일상탈출이다.
포스터에적힌글귀는‘당신은왜매일학교에회사에가는가?’였다.
우리는우문에우답을할수밖에없다.
우리는모두시지프스의후예들이기때문이라고,그게사는거라고.
일과를찢고다음엔객석통로사이깔린흰천을가른다.
다시오래전에본연극’태’를떠올렸다.씻김굿의오마쥬!
찢고가르고객석꼭대기로올려두었던시지프스의바위들을굴려떨어트린다음
무대위로옮겨와파괴하는작업이다.
이번엔헤르만헤쎄의<데미안>이다.
‘새는알을깨고나온다.그새의이름은아프락사스다.’
결국시지프스의지겨운반복적인일상을벗어나는방법이파괴밖에없는것일까?
작가배강달이나안무가이은미가말하고자하는반복적일과의즐거운창조는어디있지?
바위를깨트려서새로운휴머니즘이탄생하는걸보여준다.그래창조,창작이란일상의틀을깰수있어야한다는전제가있어야만가능한거란걸까?
어쩌면아이디어의한계에다다랐는지도모른다.이부분에서시가노래로불리워지기도하는데..
솔직히<시지프스코드>는무용극이라기보다는연극에가까웠다.대사가없는연극.
개인적으로가장마음에들었던건이앤딩부분이다.출연진들이모두나와부서진바위주변을춤추며뛰어다닌다.
초반부터이런리듬으로가주었다면더재미난창작무용극이되었을텐데..제목의주제도무대소품들도다좋았는데..모처럼인상적인무용극을만났다고가슴이두근거리기까지했었는데..아쉽다.
포스터에내건명제일상이즐거운창조가되는모습을틀을파괴하는것외에더보여주었더라면진짜재미말이다.
<시지프스코드>는과천시보조금지급창작공연이고경기문화재단2013별별프로젝트선정작이기도하다.
이번주말안양아트센터수리홀에서공연이남아있다.
직장인,청소년,주부누구라도즐길수있는공연이다.
무용극을보면서나의<시지프스코드>는어떤걸까?생각해보는계기도되고,반복되는일상을재창조해보는상상만으로라도즐겁다.많이들관람하시길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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