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의재미랄지.탐정이등장하지않는추리소설이다.우연히사건에휘말려든이제는인기가시들해진,중년의배우토비플러드가순회공연의마지막기착지브라이튼에도착한다.동성애연인에게살해당한극작가조오턴의유작<목구멍에든세남자>를공연하러,거기다브라이튼에는토비와의이혼을코앞에둔,별거중인아내제니가새애인과동거하며모자가게를열었다.연극은막이올라야하고,주인공인토비는당연히주연배우로무대에서야만하는데,브라이튼에도착하자마자제니의요청으로사건에휘말리게된다.그리고토비플러드가브라이튼에머무는일주일간에오래묵은치정과원한,산업재해와비정한경영자.브라이튼에서삶과죽음의경계를오가게되는일들이벌어진다.

책을집어들면맨먼저앞뒤표지를보고,뒤에붙은번역자의작품소개글을읽고,저자약력을본다.

이책은내가이시대최고의작가라고손꼽는스티븐킹의추천이다.

당연히읽어봐야지…

이책에는사건을좌지우지하는뛰어난탐정이등장하는것도아니고,특수수사팀이활약하는것도아니다.

나부터가셜록홈즈나에큐르포와로,필립말로우…아니근래의수많은각기나름의유니크한캐릭터를내세운탐정이나예리하고열정적인수사관이등장하는추리물들을너무나당연하게읽어왔다.

<끝까지연기하라>에는이런뛰어난수사관은없다.

(한참때는007제임스본드로캐스팅될뻔했던)한물간배우가있을뿐.거기다부모님과살던낡은집에서홀로사는자폐적인성향이강한독거남(집을떠나는일이거의없는이아멜리에랑비슷@)이사건을일으키는시발점이되고,브라이튼에서만나는토박이주민들몇몇이등장할뿐이다.

이책스릴이없잖아!속도감도카리스마강한악당이나뛰어난수사관도없고,

그런데도잘읽힌다.도입부의부슬부슬한안단테가마지막에포르테시모로급커브를틀며출판사소개글에서처럼히치콕영화의한장면을보는듯한속도감으로대단원의막을내린다.

책을다읽고나서는먼저헛점부터보였다.아니헛점이라고생각했다.이거추리소설맞아?하는.그러나사실이야기구성자체는헛점이거의없는치밀한소설이다.우연히사건에말려든그것도오로지이혼을결심한아내제니를되찾기위해아내의새연인의과거(그집안에서벌어진산업재해-비리와악행)를파헤치는토비플러드의고군분투기이다.작가소개글에서말한현대스릴러작가중에가장아름다운문체란건솔직히느껴지지않는다.하긴한권을읽고무슨,그래도읽어나가다보면<제인에어>나<레베카>같은고전을읽는듯한의외의재미가있고,그보다히치콕의흑백영화한편을보고난기분이다.

저자의다른작품을읽어보면이느낌이더확실해질것같다.

-내가밑줄긋기한부분-

..진실을포기하는것은진실을추구하는것만큼이나어렵다.그리고무엇이최선인지판단하는일은더더욱어렵다.하지만,나는이녹음을그만두지않을생각이다.그게내가내린하나의결정이다.-목:요일~316쪽

내가식탁을내리치자,받침에서잔이달그락댔다.딜리어가의자에서무르춤했다.-금:요일~410쪽

"아직이야기가끝나지않았어.토비,참고들어봐.내가사년육개월만에죽었다면,우리부모님이갈라셔셨을까?그렇지않았을거야.사실,두분은화해를나누고더욱가까워지셨을거야.나는온전히두분의아들이아니었으니까.내가스물여덞살이었을때,어머니는내친부가누구인지말해줬어.스물여덞살.나는내가누구이며어떤인간인지정확히안다고생각했지.하지만,어머니가내생각을조각내버렸어.어머니는내가당신을이해해야한다고생각하셨어.어머니는끝까지자기중심적이셨지.자살은아주이기적인행동이야.그렇지않나?"

-토:요일~43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