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디노의 램프> 아래서 만나는 따뜻한 이야기

최근칠레란나라에대한관심이부쩍높아졌다.

그간루이스세풀베다의책을많이읽었는데도칠레의상황을제대로이해하지못하고있었다.그저작가만좋아했을뿐.<연애소설을읽는노인>과<갈매기에게나는법을알려준고양이>부터시작해서,열린책들에서시리즈로출간되는책을죽다읽었다.어느순간세풀베다에게매료되었느냐하면,10년전인가?<지구끝의사람들>에서고래이야기를읽으면서부터이다.습관적으로읽는것과다르게이책은엉엉울면서읽었다.아예이책은부분부분도서관서복사를해서들고다니기도했다.

알려져있다시피루이스세풀베다는유명한환경운동가이자,피노체트군부독재를피해칠레밖으로떠돌아다니면서사는망명작가이다.

이사람과또한사람지금한참빠져들어열독중인로베르토볼라뇨의<야만스러운탐정들>

두작가가다칠레인이라는것.그래서칠레란나라에대한관심이부쩍생긴거다.

그러나두작가의책에는정치이야기가나오진않는다.이야기사이사이에간접적으로언급되는정도,그래서내가세풀베다의책을그렇게열심히읽고도칠레상황을잘몰랐던것.

우화같고동화같기도한,그러면서도진솔하기그지없는이야기를풀어나가는솜씨가환상적이란것에만집중했던탓도있다.

"100달러짜리의미사여구로소설을쓰는것보다50센트짜리의단어로훌륭한소설을쓰는것이더가치있다."

-헤밍웨이

헤밍웨이의이말을신조로삼고글을쓴다는루이스세풀베다의50센트짜리단어가빛을발하는책이바로<알라디노의램프>이다.

램프아래담긴12편의짧은이야기는하나하나가보석같다.

그중에서가장인상적인것이<죽은시인들의저녁식사>

죽은동료시인세사람에대한헌사와함께이들과했던저녁식사중에생긴일화를쓴것인데,

‘우리는산티아고의마지막보헤미안식당인오프더레코드에서저녁식사를하고있었다..’란문장으로이야기가시작되고,그러다시인들과저자는광장베취에서울고있는소년을만난다.소년은구두닦이인데,온종일일해서번돈과구두약통까지몽땅도둑맞은것.시인들은소년을도와주기위해다른구두닦이에게구두약통을빌려와서소년에게자기들신발을닦으라고시키고돈을준다.그러나한번구두를닦는것만으로는안되고해서세사람은신발을더럽혔다가다시닦기를반복한다.

구두를닦는어린손은솔질하고,구두약을바르고,광을내고,천으로신나게마지막광을내느라날아다녔다.아이는남아있던슬픔을소매로닦으며미소를머금었다.

"자,얘야?우리가’생산전쟁’에서이겼니?"

야만인이물었다.

어린아이는돈을센후고개를끄덕이며그렇다고대답했다.그러고는그돈을모든주머니에골고루나눠서보관했다.

"너무나도고마워요.신사아저씨들."

아이가구두약이묻은작은손을내밀며말했다.

"’고맙습니다.친구들’이라고하는거야."

야만인이고쳐주었다.

우리는로베르토가어떻게되었는지보기위해마르코폴로로가서판타만배터지게마시고있는그를보았다.그는식도락세계에서실연에대한자신의마지막시를우리에게읽어주려고했다.하지만광이번쩍이는우리의신발과근사한밤색이되어버린시인멜로의발을보고놀라워하며이를멈췄다.

"무슨일이야?"

그가판타에취해말했다.

"아무일도아니야.우리는영혼을광내고있었어."

야만인이대답했다.

…이따금와인은침묵을액체로표현한것이기도하다.

(죽은시인들과의저녁식사/p.70~71)

친구들중시인멜로는샌들을신고있던탓에발이갈색이되어버린것.

그렇다시인들은영혼을이렇게광낼줄안다!

<우리는우연이지배하는법칙을너무나모른다>라고말한보르헤스가얼마나일리가있는지.(섬/p.132)

"아이러니를위한행복한공간이있고,야유를위한가혹한공간이있습니다.누가한말인지아십니까?"

….

"니체가말했습니다."(‘복수의천사’에서)

알라디노가리브는자기이름에전혀확신이없었다.그러나마젤란해협으로모여드는운하들의미로를항해한후에덴항에도착한그팔레스티나남자에게는무슨이름이라도있었을것이다.그는땅을채밟기도전에플란넬속바지와얼음장같은남극바람에도끄떡없는남방,커다란칠로에섬의최고급천연모양말,독일바늘,토메산(産)실,카웨스카르원주민여자들에게는싸구려잡동사니보다훨씬유혹적인알록달록한단추들이들어있는보따리를풀었다.크로아티아인과웨일스인,칠레인,그리고어디출신인지도모르는다른사람들은털이라고는세가닥밖에없는바다표범들이새끼를낳는강어귀로데려다달라며카웨스카르원주민들에게싸구려잡동사니를건네주었다.갓태어난새끼들의하얀가죽은그곳해협의맛난해산물과다른어떤보물들보다그들을훨씬매료시켰다.
(알라디노의램프/pp.215~216)

알라디노의램프(양장) 저자 루이스세풀베다(Luissepulveda) 출판사 열린책들(2010년03월30일) 카테고리 국내도서

루이스세풀베다(스페인어:LuisSepúlveda,1949년~)는칠레의소설가이다.

1949년칠레에서태어났다.학생운동에참여했던그는,당시의많은칠레지식인들이그러했듯이오로지목숨을건지기위해서피노체트의나라에서도망쳐야했다.수년동안그는라틴아메리카를여행하며여러일을했고,1980년독일로이주했다.1989년그는살해당한환경운동가치코멘데스에게바치는소설《연애소설읽는노인》을발표했다.이소설은여러문학상을휩쓸며세풀베다를일약전세계적인베스트셀러작가의반열에올려놓았다.

이소설은여러가지점에서이후세풀베다의주제와스타일을예고하는것이었다.즉남미에서유행한〈마술적리얼리즘〉풍으로쓰이지않은점,아마존의정글이라는대자연이가져다주는압도적인매력을능숙한이야기꾼의솜씨로풀어낸점,독자를끊임없이긴장하게하는추리소설적기법,〈양키〉로대표되는자연과삶을파괴하는세력들에대한적대감등그의소설들을일관하는주요한특징들이드러났던것이다.

그의다른작품으로는《모비딕》에서빌려온모티프를뒤집어서고래의입장에서인간의자연파괴를고발한《지구끝의사람들》(1989),칠레와독일을무대로한일종의누아르소설인《귀향》,여행에대한정열과이야기꾼으로서의솜씨가행복하게결합된《파타고니아특급열차》(1995),깔끔한킬러가사소한감정때문에위기를맞는과정을통해사랑의부재를닦달하는세계를풍자한《감상적킬러의고백》(1996),동화《갈매기에게나는법을가르쳐준고양이》(1996),단편집《외면》(1997)등이있다.그의모든책은전세계적으로폭발적인반응을얻어왔고《연애소설읽는노인》은1998년전세계베스트셀러집계에서8위를차지했다.그는1997년이후스페인에이주하여가족과함께살고있다.-위키백과

내가가고있다.나를기다리는게무엇인지는모른다.하지만나는가고있다.지구끝의세계로.

(‘지구끝의사람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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