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의 이태원 저녁, 추억은 경사져 있다

블루스퀘어로콘서트를보러가는길에난한강진역이아니라한정거장전인이태원역에서내렸다.좀걷고싶었고,이태원의저녁거리풍경을보고싶기도하고,

이태원역은지하로깊이내려가있다.토요일오후의이태원역은이렇게젊은인파로넘친다.

어디로들가는것일까?

해밀턴호텔앞의나무들은여전히연말의불빛을밝혀두고있어서보기가좋다.

한정거장을걸으면서느낀점은이태원언덕길의모든카페들이이런식으로길가에유리샷시를달고간이좌석으로넓혀두었다는것.아마도흡연자들을위한공간을만들기위한고육지책이리라..

이태원에서만난고양이.해밀턴호텔부근에만사람들이몰려있을뿐,경기침체가심각하다는인상을받았다.가게들이사람들로북적여야할텐데..

‘따뜻한요거트있어요!’라고써붙여놓았는데도손님이한명도없어쓸쓸하다.

찾았다.사람들이몰려있는가게,여기가유명한쿠키집인가보다.바로바로구워져나오는따뜻한쿠키들이보이고,줄선사람들도보인다.나도뒤따라줄을섰다.

사진한장찍고,나도한번맛보고가야지싶어서..

"한개값이얼마예요?"물었다.

‘2300원부터’란대답이다.그런데문제는내가값을물어본탓에앞서줄서있던여자들일행이"2300원비싸네..다른걸사먹자.."하며줄에서빠져나가버린것.우와,사람들심리가이렇구나.불경기란말을실감되는순간.

물론아멜리에도시식을포기.사실쿠키값이비싼건아닌데..오래전미국여행가서는친구가엘에이서유명하다는쿠키비스킷꼭먹어보고가야한다며좌르르사먹이던일기억난다.

쿠키나비스킷이주먹밥이나김밥보다비싼건당연한거아닌가?맞나?

대구토박이인후배는서울와서느낀첫인상이서울은가파르단것이란다.모든길이언덕이고경사져있다고,’그럼대구에는경사진길이없어?’시변두리로나가야만경사진길이나온단다…그렇구나!난부산과서울밖에모르니길이가파르단생각전혀못했었는데…

이태원은가파르다.언덕길좁은골목으로그지형에맞춰가늘고긴간판이달려있다.심플해서보기좋은간판.

서울의길들이경사져있단말이실감나는이길.전병철의그림속의길들이대부분그랬듯이,서울은언덕길이많다.내추억들도이런골목길속으로경사져내려간다.공연장이아니라추억의시간을따라이계단을걸어내려가고싶었던,

이층벽전체가문으로장식된곳이보인다.인테리어숍인걸까?그래도벽이이렇게뚫려있으니특이하기도하고보기도좋다.

잠시걷는사이에깜깜해져서블루스퀘어에도착했을땐이런사진밖에찍을수없어서아쉽다.더일찍나올걸..흠,아니따로날을잡아이태원을걸어다니든지..

블루스퀘어간판에도문제가있다.조명을더환하게할수는없는것일까?건물외벽전체가어둡단건공연장으로서문제가있단생각이다.

이추억의길은그대로이다.한강다리로나가는한남동입구이자,남산에서내려오는길이기도하고,장충동과금호동으로넘어가는길.예전에여길다걸어서다녔다.친구가이근처에살고있었기때문에걷는건당연했고,어느때는남산국립극장서부터걸어내려오기도했었는데..

블루스퀘어라운지.맘마미아를보러온인파가대단했다.불경기에도공연을즐기는열성팬들은많아졌다는건좋은데..라이프스타일이바뀐것일까?뮤지컬기획을하는선배생각이난다.뮤지컬은제작비가막대하니까공연한번실패하면그데미지가크다.공연이흥행에실패해서숨어다니기도했던선배.요즘은괜찮을까?괜찮았으면좋겠다.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