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르주 심농에 빠지다 <안개의 항구>

*GeorgesJosephChristianSimenon-PhotographedbyRobertDoisneau,in1962

조르주심농의<타인의목>을읽은게20년아니30년은더된것같다.지금은그내용도기억이안난다.우리동네도서관은생긴지가얼마되지않았고,예산탓(?)인지는몰라도책이정말빈약하다.마을문고보다야많지만,도서관이라부르기에민망한정도의장서이다.그러다보니한정된책들에서읽을만한것을고르려니짜증도난다.

그런데여기조르주심농시리즈가몇권보인다.시리즈전부가아니라6-7권정도만있다.그래서1번<수상한라트비아인>과16번<안개의항구>를빌렸다.사실은얼마전<런던에서온사나이>영화를보고,조르주심농의원작을영화화한것이라이책을보고싶었는데..이책은아직출간이안된모양이다.

<런던에서온사나이>와비슷한분위기이지싶어서<안개의항구>를집어든것.

먼저<수상한라트비아인>을읽었는데,금방적응이안됐다.(그간내가읽어온여느추리소설내지는범죄소설과도다르기때문이다.)조르주심농의책은추리소설이라기보다는범죄소설이다.추리소설특유의수수께끼풀이같은것은없다.직선적으로묘사된범죄현장과그주변인물들이등장하고,모든단서는매그레라불리우는파리경찰청수사관의머릿속에만있고,독자에게는단서다운단서하나던져주지않는다.그런데자연스럽게독자를범죄현장으로이끄는조르주심농의문체가편안하게매그레경감이움직이는대로이끌려가게된다.

청소년기에추리소설에빠져들었을때와는다르게읽힌다.간결하게집약된문체로인물의성격과풍경을묘사하는데,한페이지한장면들이영화시높시스를읽고있는듯이선명하게머릿속에그려진다.1930년대사람들의모습과생활상,사실적이면서도따뜻한감성.’이래서심농을단순한추리작가가아닌문학인으로읽는구나!’하는걸느꼈다.예전에느끼지못했던심농의세계를두권을연거퍼읽고나서야확실히알게된것.심농은영화감독이되었어도멋진작품들을만들었을것같다.출간된시리즈전부를읽어볼계획이다.

수상한라트비아인 저자 조르주심농(GeorgesJosephChristianSimenon) 출판사 열린책들(2011년05월20일) 카테고리 국내도서

안개의항구 저자 조르주심농(GeorgesJosephChristianSimenon) 출판사 열린책들(2011년11월20일) 카테고리 국내도서

<안개의항구>

3시경에파리를떠났을때는길거리에아직늦가을의온기없는햇볕이남아있었다.망트가가까워지면서기차간에는전등이켜졌고,에브뤼에서부터는창밖이캄캄해졌다.이제서린김이방울져흐르는유리창밖으로는짙은안개밖에보이지않았다.선로의불빛들이안개속에흐릿하게번져보였다.

찻간한구석에자리잡고좌석의등받이에편안히기댄매그레는눈을반쯤감은채,앞에앉은두사람을지긋이관찰하고있었다.두사람은아주딴판이었다.(1.집안의고양이-7)

첫페이지의문장이다.늦가을저녁기찻간풍경이그대로머릿속에그려진다.

그는장화를신고있었으므로,머리위갑판에서오가는소리가들렸다.그랑루이는적어도여섯잔째를따랐지만,얼굴에취기라고는없었다.

그의얼굴은여전히좀삐뚤어지고다소부었으며,툭튀어나온눈동자에,평생별재미도없이헌신짝을끌고다닌자특유의표정을하고있었다.(10.배위의세사람-192)

*사진은쥘매그레로분한대배우장가뱅의모습

주인공쥘매그레에관한사실들
-신체적특징:키신장180센티미터,체중110킬로그램.기혼이지만자녀는없음.45세.약간불그스름한둥근얼굴,순진해보이는눈,너부죽한코.울퉁불퉁하니서민적인골격.걸을때고개를꺼덕거리고,거대한두팔을흔든다.육중한덩치이다.운전을못한다.
-정신적특징:끈덕지고,조용하고,차분하고,집요하고,한결같고,본능적이고,직관적이고,비정치적이고,의심이많고,관습적이고,마음이깨끗하고,먹고마시는걸좋아하고,퉁명스럽고,조심성이많고,방에서죽치는걸좋아하고,그다지사교적인성격이못됨.서민출신인그는결코그들을잊지않는다.모욕받은약자가호소하면결코못본척하지않지만,돈많은부르주아에게는약간차갑다.
-수사방식:그의가장뛰어난능력은미묘한분위기를체감하여범죄의본질을꿰뚫는것이다.타인의처지로들어가공감하는능력은오직그만의것이다.언제나가해자보다는희생자편이다.그의삶에서는서스펜스나사건의해결은그렇게중요한문제가아니다.즉,보통추리소설과는달리이야기의결말은아무런중요성이없는것이어서,독자는그의수사이야기들을매번새로운즐거움을느끼며다시읽을수있게된다.매그레는우리를전염시킨다.우리도그처럼살인범을찾아내려한다기보다는이해하려한다.오직소설적진실만이중요한것이다.
-화면속매그레들:장가뱅,찰스로튼,아리보르,미셸시몽,장리샤르,루퍼트데이비스,지노세르비,얀퇼링,보리스테닌,기냐아이카와,마이클갬본,리처드해리스,하인츠뤼만,브뤼노크레메르
-전기:실제인물이아닌가상의인물임에도2007년매그레에관한전기가출간되었다.(책소개글)

작가조르주심농에관한사실들
-숫자:4백편이이상의소설,20여개의필명.두번의결혼,네명의아이.1만명의여자와잠자리를했다고주장함.1960년제13회칸영화제심사위원장,2008년「타임스」선정<최고의범죄소설가50인>2위,10권이상의전기.
-집필시간:그가한권의작품을써내는데는11일의시간도채걸리지않았는데,그이유에대해그는<온종일등장인물중하나가되고,그인물처럼느끼기때문>이라고말했다.온전히한인물속으로들어간상태로대엿새가지나면거의참을수없게되고,열하루가지나면육체적으로버텨내기가불가능한상태가된다는것이다.
-전설:심농이대중들앞에서즉석으로소설한편을써냈다는일화는유명하다.1927년2월「파리마탱」지에서는<촉망받는작가><조르주심>이정해진시간동안대중이볼수있는유리상자속에서즉흥적으로소설을쓰기로한이벤트를광고했다.1시간에최소한장(章)을써서유리벽에사람들이볼수있도록붙이고,초벌원고그대로출간하겠다고약속한것.그러나사실이이벤트는「파리마탱」지가문을닫으면서열리지못했다.
-문체:한편그는간결한문체로도유명한데,이는그자신이처음글을쓰던시절부터의식적으로기울인노력의결과다.1972년유네스코조사에따르면심농은전세계에서레닌다음으로많이번역된작가로,그의독자는3억5천내지5억명에달한다.실제로그는성숙기에들어서면서부터는가능한한많은언어로번역되어가장많은독자에게읽힐것을염두에두고작품을썼다.(출판사작가소개글)

글쓰는아빠옆에서놀고있는어린아들마르크.피아노와장난감집모형이있는서재가멋지다.1942년.

딸마리조와함께,1960년으로추정

조르주심농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30&contents_id=6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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