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은정말잔인한달이었다.
전국민이가라앉는배를지켜보며눈속에가슴에피멍이들었다.
오월이되었어도눈물이멈추지않는건나뿐만이아닐것이다.
혼자인나는뉴스에더몰입을했고,한달꼬박세월호뉴스를챙겨보았다.
어쩌다전화건친구들조차놀라며걱정할정도로내상태가심각했다.
한참사방꽃들이피어나는데,꽃이제대로안보인다.내눈앞에서가라앉던배와그속의아이들모습만보인다.
오죽하면정신과를찾아가서우울증약처방을받으라고충고를들었을까..
그러다이번엔다리가탈이나고말았다.
너무혹사한탓이다.정신과가는대신스스로몸을움직여이기막힌슬픔을좀털어보자고텃밭도일구고,올망졸망화분마다꽃도심고,쓸고딱고하다가여름지나고다시생긴욕실곰팡이제거한다고,백시멘트를얻어다좁은욕실에쪼그리고앉아손바닥각질들이다들고일어날때까지한바탕욕실타일줄눈작업을했다.’우와,이제깨끗해졌어!’그런데이날밤부터다리가저리기시작하더니걸음을떼기도힘들정도로통증이심해졌고,통증은멈추질않는다.결국내왼쪽무릎이망가졌단진단을받은것.
한달내내꽃도제대로안보이더니이제아픈다리질질끌며느릿느릿조심조심게걸음치며걷다보니눈물속에도사방꽃들이,장미가보인다.
장미,너는여전히붉고,화사한오월이구나!장미에겐슬픔도붉게퍼지는구나!
이웃집의장미
시청옆의장미
농협뒷담의장미
별양동대문위의그리운장미덩굴
우리구역반장님네장미
눈물이멈추지않아도장미는피어난다.올해는일찍찾아온더위탓에예년보다일찍피었고,그만큼더오래오래향기로운위로와붉고화사한슬픔을퍼트려주겠구나.그럴거지?장미,너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