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보트- 뼈가 녹아내리는사랑에 대하여

학원을다니면서버스갈아타고강남까지가는25-30분사이책을읽는다.아니무거운디카를놓아두고도서관서비교적가벼운(?)책2권과보석에대한책을대출받았다.벌써몇번째나다시읽는<키친>그리고에쿠니가오리의<하느님의보트>오전수업을오후수업으로바꾼것도오전시간엔강남가는버스가만원이다.오후는버스가한가하니까거의앉아서갈수있다.강남까지가는동안야금야금읽다가엊그제는올인새벽까지다읽어버렸다.

<하느님의보트>는그간내가읽은에쿠니가오리의작품중에가장인상적인작품이다.

그리고아침에친구에게전화를했다.

"자기는뼈마디가녹아내리는것같은사랑해봤어?"

"….."

남편아들출근시키고모자란잠보충하느라자다가전화받은친구는이무슨엉뚱한소리?했던지잠시어리둥절머뭇대다가와르르웃는다.

‘뼈마디가다녹아내리는사랑이라…’

홀로사는노교수.아버지보다나이많은스승과결혼한피아니스트요코는어느날등뼈가아름다운젊은남자-역시유부남인악기점주인과사랑에빠진다.것도뼈마디가다녹아내리는듯한그런사랑에빠진다.

이들의사랑은양가정을파괴시켰고,남자는어마한빚(위자료)을갚기위해’꼭돌아오겠다.어디에있어도반드시찾아내겠다’는말을남기고떠나고,남자의아이를낳은요코는갓난아기소우코를안고도쿄를떠나지방으로떠돌며피아노교습과아르바이트로살아간다.요코는이렇게’하느님의보트’에탄것이다.

소설의제목’하느님의보트’란연인이자아이의아빠인그사람을만날때까지절대로어느한곳에익숙해지지않고운명의흐름대로흘러다니는삶을말한다.절대적사랑이란이름의보트에탄보트피플이된모녀.

그렇게16년을일본각지를옮겨다니며사는모녀.

이야기는엄마요코와딸소우코두사람의시점을번갈아보여준다.사랑의광신도같은요코와달리감수성이남다르고속깊은딸소우코의시점에서보자면늘이사다니느라전학생으로새학교에가야하고,정들만하면친구를잃어야했던소녀에대한성장소설이다.

우리는다시한번인사를나누고각자의길로돌아섰다.나란히걷는두사람의뒷모습을바라보면서나는살짝상실감에젖는다.내인생에서영원히사라진것,손을놔버리고만것.

부도덕,

나는그말을생각했다.연애는부도덕한사람의특권이라고그사람은말했다.그말이옳은지도모른다.하지만부도덕한인간은절대갈수없는장소도있다.

내가아무리만사에태평한사람이라도그것은안다.한시도잊은적이없다.

나는엄마요코의관점이란건에쿠니가오리스러운관점의집합이니까그렇게읽는다해도초등학생에서부터청소년으로성장해나가는딸소우코의시각에서보여지는엄마의모습이더인상적이었다.소우코의입장에서는얼굴도본적이없는아빠가정말존재하기나하는건지?정말우리를찾아올건지?확신할수가없다.그저떠돌이로살아가는삶.무엇보다엄마에대한염려로꾹참고지내던소우코는사춘기에이르러서야반기를든다.성적이뛰어난인재들만입학할수있는기숙학교로가겠다고선언을한것이다.

……

"우리한테언제는있을곳이있었나?

"있어."

"엄마가말했을텐데.언젠가아빠를만날거라고,우리가있을곳은아빠야."

"미쳤어."

"거긴엄마가있을곳인지는모르겠지만나는아니야."

"나는현실을살고싶어.엄마는현실을살고있지않잖아."

……..

"미안해"

"뭐가미안하다는건데?"

"엄마의세계에계속살아주지못해서."


"나는그사람이없는장소에는익숙해질수없어.

하느님의보트를타버렸기때문에……."

책을읽고나서는이소설의드라마까지찾아봤다.(윗사진이드라마의오프닝이자가장아름다운장면)NHK에서만든3부작.역시책이낫다.책은이제껏내가읽은에쿠니가오리책중에최고인데,드라마는그럭저럭괜찮기는해도책의내밀한감동은전해주지못한멜로드라마였다.

아름다운영상이섬세한문장을대신하기는어렵다.

하느님의보트 저자 에쿠니가오리(KaoriEKUNI) 출판사 소담(2012년11월16일) 카테고리 국내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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