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찌꺼기버리러나왔다가향기에이끌려서슬리퍼신은채로휘적휘적따라간다.공기는습하다.뒤늦은장마끝이라동네는물안개가낀것같다.골목길을감싼물안개속에촘초름하게휘말려있는향기가팔뚝을스친다.
향기를따라무작정걷는다.현관문을활짝열어둔채로나왔지만걱정도안된다.내동네니까,
아,호주머니에전화기가있지.이럴땐참유용하다.
촘초롬하게걸어서천사의나팔이목을내밀고있는담장까지왔다.
이집지금한참아랫방수리중이라허락도없이열린대문안으로들어서천사의나팔을핸폰에다담았다.(울동네는대부분의집들이대문을잠그지않는다.)
이향기도담아지려나..
내친김에골목끝까지가본다.아니한바퀴휘적휘적내키는대로걷는다.분꽃이다.
분꽃과배초향(방아)이야생화처럼피어있는곳.모퉁이집은낮은담장밖모서리에다화단을가꾸어놓았다.
능소화가아직도피어있다.
능소화와나란히앉아계신동네어르신들에게산책나온이웃집강아지가인사를한다.
"어르신들,저녁들잡수셨어요?"나도인사한다.
천사의나팔향기가능소화지나저녁길끝까지촉촉하게어루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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