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꽃사진찍으러나갔었다고포슽에쓴일이있다.그리고그날찍은분꽃을<화초일기>에올려야지하는데…도무지사진들이마뜩찮다.
그래어쩌나시간이지나면또스르르잊혀지거나삭제되어질사진들이지만,
아직꽃이피어있는동안에,향기가남아있는동안에올려야지.
해질녁에야슬며시무람하게피어나는분꽃,이은근하고달콤한향기말이다.
분꽃을’오후4시꽃(four-o’clock)’이라고부르기도한다.
오후4시부터꽃봉오리가열리고시간이지날수록밤이깊어갈수록향기는점점더짙어져서어느순간골목을돌던내가아뜩해지기도하는,
그런데이꽃의원산지인열대아메리카에서는어떨지몰라도우리나라에서는오후4시에는꽃봉오리가열린걸보기힘들다.좀더좀더늦게5시지나6시정도는되어야꽃이핀다.
그래도오후4시꽃이라지.
오래된기억속에서는어느집돌담이나토담아래서도쉬만날수있었던분꽃은언제어느경로로우리나라까지옮겨와우리의기억속에눌러앉은것일까?꽃뿐만아니라이향긋한분내음새까지!
나는,역시빛이모자라…’툴툴대며어설프게셔터를누르는데,동네할머님들은부지런히손부채질로꽃향기를날리신다.’이향기가참좋잖아~’
분꽃의꽃말은’비겁함,소심,겁장이,수줍음’이다.해질녁에슬그머니피어나는특성이비겁하게도소심하게도겁장이처럼도보였나보다.이꽃말중에가장부드러운말’수줍음’이야말로분꽃의자세가아닐까..’그렇지?’분꽃에게물었다.
분꽃의학명은’Mirabilisjalapa’인데,이미라비리스(Mirabilis)란이름에얽힌전설
아주먼옛날폴란드에넓은영토에버금가는막강한세력을가진성주가살고있었다고합니다.이렇게모든것을다가진듯한그에게도걱정이하나있었으니그것은불행하게도그에게는자식이없다는것이었습니다.
그는늘신에게자식을갖게되기를간절히기도했습니다.정성스러운그의기도에감읍한나머지신은그에게귀엽고예쁜딸을낳게해주셨습니다.성주는내심아들을바라고있었지만,딸을얻은것을서운하다고여기지는않았습니다.그러나남에게지기싫어하는이성주는자신의뒤를이어성을다스릴아들이없다고사람들이수군거리는것이죽기보다싫었습니다.
성주는딸을낳았다는말대신아들을낳았다고선포한후그아기를아들처럼씩씩하게키웠습니다.딸의이름마저도’미나비리스'라는남자이름을지어주었지요.남자의옷차림은물론,활쏘기를비롯하여칼싸움,심지어는술먹는법까지남자들이해야할여러가지일들을두루가르쳤습니다.
어느덧세월이흘러남장을한'미나비리스'는성년이되었습니다.드디어미나비리스는청춘의뜨거운열정을어찌할수없었던지한남자를사랑하게되었습니다.그러나불행히도그녀가사랑하는사람은바로자신의부하였습니다.너무나괴로운나머지그녀는어느날아버지께이모든사실을고백하였고,자신을도와달라고울면서애원했습니다.그러나성주인아버지는너무나도매정하였습니다.
"모든사람들이너를남자로알고있고,너는장차이성을이끌어갈후계자이므로그렇게할수없다"
며,사랑하는딸의간청을매정하게거절했습니다.
그녀는그렇게말하는아버지의말에자신의처지가너무나서럽고자기자신이너무나싫어졌습니다.그녀는항상몸에지니고있던칼을바닥에꽂으며,태어나서처음으로여자처럼큰소리로울고말았습니다.그리고그녀는어디론지사라져버리고말았습니다.며칠후,그녀가땅에꽂았던칼에서한송이예쁜꽃이피어났는데,그꽃이바로'분꽃'이랍니다.
꽃에대해검색하다가찾은전설인데..남미열대가원산지인꽃이어째중세유럽폴란드성주의딸이되었을까요?것도남장여자라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