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블로그 인연들과 <귀천>에서

귀천(歸天)

천상병

나하늘로돌아가리라
새벽빛와닿으면스러지는
이슬더불어손에손을잡고

나하늘로돌아가리라
노을빛함께단둘이서
기슭에서놀다가구름손짓하면은

나하늘로돌아가리라
아름다운이세상소풍끝내는날
가서아름다웠더라고말하리라

인사동<귀천>의문을밀고들어서면바로시선이맞닿은곳에천상병.목순옥부부사진이손님을맞는다.동심으로살다간시인의체취와시심이가득담긴아담한공간.실내는전통차끓이는냄새가물씬하다.영혼의고향집에온기분이랄까?생강대추모과향이편안하고따뜻하게공간을감싸고있다.

데레사님은모과차다사랑님과나는대추차를주문했다.정성스레끓인차가진하고맛있다.차뿐아니라’혹,보리차같은거있어요?’했더니결명자차를가져다주었다.

‘천상병시인은내남자친구였었어.’당당히고백하는데레사님,

<귀천>과당시근무했던종로경찰서가가깝고천시인님과는서로고향이비슷하고,문학에대한꿈도여전하셔서친구사이로허물없이지내셨단다.데레사님은차마실일이있을경우꼭<귀천>으로왔었단다.

창가에앉은모습은여전히감수성이풍부한문학소녀같으시다.

화장실다녀온다고하고이렇게밖에나와두분모습을담다.<귀천>도아름답지만,마주앉은두분모습은더아름답게보인다.

사실다사랑님과는몇년전부터계속만나자만나자하면서번번이약속이깨졌었다.그러다가기왕만나는거데레사님도같이뵙자고약속을한거다.약속했다가어그러진게두번이니이번이세번째약속이라다들필사적으로약속을엄수한것.약속어긋난데는자꾸침잠하고있는내잘못이크니까..그저언니들에게미안할뿐.

인사동은손바닥처럼훤히꿰고계신데레사님이권하는대로가격대비음식이괜찮은한정식집<옥정>에서점심을먹었다.

인사동의한정식집골목<옥정>간판이보입니다.

자리에앉자마자선물부터내놓으시는두분.예쁜주머니에담긴스카프만다사랑님이준비한데레사님선물이고,맛있는인도네시아커피와고양이동전지갑과고양이가그려져있는티슈케이스는내몫이다.난선물하나못챙겨가고이렇게받기만했으니..참,

-이사진을꼭올려야했는데,왜냐면데레사님브로치가스와로브스키백조@

‘데레사님,우아한백조맞으세요!'(그럼나도조만간백조액서사리를?)

전채요리가나오는데,이것도나사진먼저찍으라고배려해주신다.

‘나는국제파출부야.비행기타고와서김치담고,밑반찬만들고,..병원도다니고,이사도해야하고,꾸징이랑놀기도해야하고,여기오면더바쁘고정신없어.’-다사랑

‘나는야,내돈내고비행기타고가서손주봐주고,장보고,집지키고..’-데레사

두분다한국의자랑스런슈퍼어머니@!

인사동한정식집이좋은것이대부분입식좌석이다.나부터가신발벗고바닥에앉는것에거부감을느끼니까.입식좌석이편하고,밥과반찬도깔끔하고맛있는데,문제점도있다.좌석간의공간이좁은데다출입문을열어둔탓에찬바람이솔솔들어오고,옆자리와뒷별실의대화가소음수준에가깝다.편안히오래앉아있기힘들고,딱식사만하고일어서야하는분위기.

차마시기로한<귀천>을못찾고두리번대는데레사님과다사랑님.-사실은대화에몰입하다가<귀천>을지나쳐버린것.그리고는다음골목까지갔었다는..나?-나는그저두분뒤따라가며사진찍기에여염없었어요.

<귀천>말고도찻집을한군데더갔습니다.이집이름은잊어버렸네요.<귀천>에손님들이몰려서요.우리가자리를비워주자고인근의한적한찻집으로자리를옮겼어요.

여기서는커피를이런커다란사발같은잔에다주더군요.데레사님은수정과.다사랑님과난커피.

차맛은<귀천>과비교가안되요.커피도수정과도맛이별로였어요.조용하다는게장점이구요.앗,그런데잠시후관광객일행이들어오니까..어쩜영어가그렇게유창하던지.우와,인사동에서찻집을하려면최소2개국어는능통해야한다(?).

블로그가없었다면이다정한언니들을어떻게만날수있었을까.가끔씩블로깅을접고싶단생각이불쑥들다가도나의사랑하는이웃님들과의이아름다운인연만은오래지켜나가야겠다고스스로다둑인다.

언니들덕분에즐겁고행복한시간을보냈습니다.

‘오늘우리너무재미있다!’-수다도중에다사랑님의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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