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자닌의 강아지

내친구자닌은빨강머리다.프랑스여자들중에특히빨강머리의여자들은피부가눈이부시도록하얗다.핸드폰에남겨놓은메세지에그녀는우울증에빠지고있다고나에게하소연한다.얼마전에그녀는남편과함께자동차로동부유럽을한달동안돌고왔다.그녀는16살된강아지(아니개라고해야맞겠지만여기서는강아지라고부르고싶다)가있었는데늙어서눈도멀고귀도멀었으며고혈압에심장병까지있는병덩어리였다.그럼에도불구하고자닌은그강아지를아침,저녁으로약까지먹이면서보살폈었다.(한국말에개팔자가상팔자라는말이있지만그야말로상팔자인강아지였다.)동구유럽으로여행을떠나면서자닌은그강아지를한달간맡기는데3000프랑을지불했었다.

작년에내가자닌의집에놀러갔을때만해도비록약을먹는신세긴했지만산책을나갈때면잘뛰어다니던강아지였었다.그리고아침이면내방문앞에와서문을긁어대며내단잠을깨우곤했었다.올해내가자닌의집을방문했을때나는산책길에뛰지도못하고순간순간길을잃고헤매는이강아지를보며걱정스러워했었다.바로그강아지가병으로너무고통스러워하기때문에수의사에게가서안락사를시켜주었다는것이다.그래서그림자처럼항상자닌을따라다니던강아지의부재가자닌에게우울증을몰고왔다는것이다.그래서불교에서는집착하지말라고설교를했던것이아닌가?사람에게집착하지않으려는노력이애완동물에게집착하는형태로부작용을낳는것은아닌지하는생각이든다.잠깐나도슬픔생각에잠겨보지만어쨋든생사의문제있어서인생은불가해한것이아니겠는가!문득낭떠러지에서떨어져죽으면서’인생불가해’라는글씨와게다짝만남겨놓았었던일본인천재의일기가생각나는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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