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게트와 나

Baguette와의인연은내가13살이었던시절이다.그것도아프리카에서이다.아침이면동네한켠에좌판을놓고흑인들이바게트를팔았다.그리고백인들은줄을이어그빵을사러가곤했다.어린마음에손이까만사람들에게서받은빵을먹는것이웬지꺼림칙해서처음엔먹지않았었다.

나중엔아버지와슈퍼에가서사온짙은향내나는커피에우유를섞어서바게트를아침식사로하는일이자연스럽게되었다.한국에있을때도아버지는커피를즐겨하셔서항상병원안에커피향기가흐르고있었다.어쩐일인지지금은그때의그향과같은커피를찾을려고해도찾을수가없다.

두번째내가바게트와인연을맺은것은파리에서이다.처음에파리에유학왔을때나는일부러다락방을구했다.하늘을향해있는창문이너무마음에들었고’소공녀’와’알프스의소녀하이디’에나오는그런다락방을오래전부터그려왔었던탓이다.그리고그다락방에서아침이면바게트를사다가버터를바르고쨈을바른후까페올래와함께하늘을향해난창문을바라보며즐겼던추억이있다.

프랑스에서는바게트가어린이들간식으로사용된다.오후4시쯤되면바게트를잘라서가운데를열고각진쵸콜렛을넣은다음에아이들에게준다.나도심심할때면간식으로바게트를쵸코렛과함께먹는다.

맛있는바게트때문에처음유학온한국여학생들이살이찌는원인이되기도한다.

지금은내취향이변해서아침이면크로아쌍(초생달모양으로생긴프랑스빵)을먹고바게트는강변을맴도는새들의양식으로남겨둔다.

Nicole의 학생들

이곳은프랑스동쪽에있는브졍송이다.내친구Nicole은브졍송에서멀지않은작은마을에산다.니꼴의남편은그마을의시장이다.이친구는언제나나를보고싶어해서때로는기차비까지대주면서놀러오라고안달이다.그러한니꼴의친절은때로나를무척당황하게한다.그녀에게는딸이둘이있고아담한집이있다.마을이작으니까공공교통수단도흔치않고내가놀러가면언제나그녀는나의운전기사노릇을해야하는데도말이다.

몇년전겨울이었다.그녀의안달에나는새해를그녀의집에서맞기로했었다.다음날은그녀가불어선생으로있는중학교에나는같이등교를했었다.물론교장선생님의허락하에말이다.아마도니꼴은학생들에게한국에대한산교육을시키고싶었는지모르겠다.

한국에서같으면중학교든고등학교든또는대학교든일단은넓다란운동장이갖추어져있는데이곳은달랐다.아침8시에도착한중학교입구에는커다란학생들이발을동동굴르면서여기저기서있었다.아직학교문이열리지않은상태였다.까맣고긴생머리를한동양여자를신기한듯이흘깃흘깃바라보는그들의시선이싫지않게느껴졌다.

선생님들의교실이라고하는곳도초라하기짝이없었고니꼴을따라나는니꼴의강의시간에들어갔다.니꼴은나를강단앞에세우고학생들에게소개했다.학생들이물었다.한국이어디쯤에있는나라이냐고.

이학생들은아직한국이지구의어느쪽에붙어있는지도모르는것이었다.15명정도의학생들을놓고나는한국에대해서설명했다.그리고한국말로’새해복많이받으세요’를칠판에적어주었다.한자어까지섞어가면서….

학생들의질문이줄을이었다.어떤학생은물었다."한국에가면사람들이모두당신처럼까만눈과까만머리를하고있습니까?"그렇게질문을받고답변을하는사이종강벨이울리고그들은한결같이한국에로의수학여행을계획해줄것을니꼴에게제의했었다.그렇게니꼴의그다음수업도내가맡아서하고니꼴은수업을편하게했다고만족해했었다.나또한한국이어디붙어있는지도모르는학생들에게한국으로의수학여행을부추겨놓았다는생각에흐믓해했었다.그당시프랑스에서한국어도제2외국어중의하나로선택되었다고들었었다.글쎄한국어를제2외국어로택할학생이과연존재했는지는모르겠다.

좋은친구니꼴로인한값진경험이었다.

천재와 직관

어떤위대한일이이루어지기위해서는항상천재가있어왔다.그런데그천재는직관이있는천재이어야할것이다.

프랑스텔레비젼방송에서황교수사건에대한토론을하고있었다.주제는’과학자들도거짓말을하는가?’

유명한과학잡지’nature’의신빙성에대한논란도제기되었다.

과학자들의업적이오랜시간이지난후에무산되는경우가종종있단다.그것은과학자들이다른과학자보다먼저업적을이루기위한시간벌기또는재정적후원을벌기와관련되어있단다.때로는과학자자신도믿고있었던사실이아닌것으로들어나는경우도있단다.그것은과학이기때문에일어날수있는경우들이란다.

그렇다면세계최고의권위를자랑하는과학잡지’nature’에는과학자들의업적을검증할시스템이존재하지않는것일까?

과학자들의업적을검증한다는것은불가능하단다.시간이한참지난후에아닌것으로드러날수도있는것이과학이기때문이란다.

취재팀은노벨과학상을4번이나획득한큐리부인가문에의뢰를한다.결국과학자도시간과재정을벌기위해거짓말을할수있다고결론짓는다.

의약품발명에대한문제도제기된다.모든약품들도마찬가지란다.그효율성에있어서완전히신뢰할수는없단다.몇십년이지난다음에아무효력이없는것으로판명되는예가비일비재하단다.하지만아스피린의효과는확실하다고한학자가말한다.

생명은신비롭고신성한것이다.왜?인류역사있어온이래로아직생명현상에대해아는것이없기때문이다.물론많은가설들이존재한다.종교적으로과학적으로…하지만가설은가설일뿐이다.

미래의어느순간에인간이생명의신비를밝힐날이오게될것인가?

황박사는천재임에분명하다.그런데아마도그에게는직관이없었던것이아닐까생각해본다.생명을다루는일은좀더신중해야할것이다.욕심이아닌인류에대한사랑이커서그사명감을절실히느끼는사람들이생명을다루는일에참여해야한다는생각이다.

백년 동안의 고독

몇년전노벨문학상을탄작가의책이름을빌려오늘은’고독’을생각해보고싶다.아무리많은사람들이내주위에있어도나를이해해주는단한사람이없으면우리는고독할것이다.내가처한상황이내능력의한계를넘어서면우리는또한고독할것이다.문제에대한해결책이어딘가에있을것같은데그해답을찾지못할때도우리는고독할것이다.어떤의미에서고독이란우리의무지(無知)와관련이있는것이아닌가생각해본다.

많이살아야한백년사는세상을어쩌면우리는그고독의문제를안고가는것이다.사르트르는인간을우주에던져진존재로서설명했다.태어나고싶어서태어난것이아닌데왜?우리는고민해야하는것일까?왜?이렇게많은문제들이우리를귀찮게구는것일까?왜?백년을살면서사람들은싸움을그치지않는것일까?

조금마음을크게갖고조금마음을넓게갖고그냥사랑하면안될까?

사랑하는마음을키워서내가사랑하는사람이사랑하는사람들까지그냥사랑해버리면안될까?

새해아침에이렇게부르짖고싶다.사랑하세요!

아프리카에서(3)

Boy라고불렀다.남자식모다.아침에와서집안청소와식사준비를해놓는다.긴다리와긴팔을가진보이는자전거를타고다닌다.가끔학교에서돌아오면보이의애인이정원에서수돗물을받고있는장면을목격하곤한다.이곳은물이귀하다.수돗물은어쩌면외국인의특권인셈이다.우리는프랑스사람들이살고있는지역에살았는데한귀퉁이에빈공터가있었다.어느날인가한흑인노인이그곳에움막을짓고자리를잡았다.지역의미관을중요시하는어느백인이그에게잔소리를했던것같다.그흑인이부르짖었다.이곳은우리땅인데웬잔소리가많소!

내어린마음에그흑인노인이답답해보였다.좋은집좋은장소들은모두외국인들이차지하고있었다.그들은참으로착한흑인들이었다.아버지께서말씀하셨다.흑인들은재미있단다.한참무료로진료를해주고나면집에가는차비좀달라고한단다.참으로순수한사람들이다.

또 다른 비상(飛翔)

벌써2006년!

올해는무언가또다른날갯짓을해야할것같다.더높은곳을향하여…

어떻게날아야더우아할것인가?

새의날개가아름답다는것,왜이제야발견하고있는것일까?

강가에모여드는많은종류의새들..나는한판의공연을연출한다.빵한조각을먹기위해한바탕의가무가시작된다.

모여드는오리들그리고백조들그위를곡예를하면서날고있는갈매기들…

나무와물과새들이모여이루어지는풍경이아름답다.

그래!나도저렇게날아야지.이세상의모든가치있는것들을위하여자유롭게날아야겠다.

이세상의모든아름다운것들을향해훨훨날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