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음악 학교에서

회색빛하늘이낮게내려앉아마음이차분히가라앉는날이다.오래전에내게한친구가있었다.그냥일방적으로그는나의이야기잘들어주는좋은남자친구였다.이름이다니엘이었는데이름만대면금새알만한유명디자이너의의상실에서재단을하는친구였다.단지그는남자를좋아하는남자였다는점이혹시한국사람들에게는충격이될지도모른다.

그는아버지의사랑결핍때문에호모가되었다고생각하고있었다.그럼에도불구하고서른나이에피아노를배우기위해파리의국립음악원을다니고있었는데어느날인가피아노콩쿨이있다고해서나는그친구를동반했었다.

콩쿨이라고해서한국처럼무언가대단하게시작되는그런콩쿨이아니었다.한피아노선생이무대에올라와서나지막하고달콤한음성으로설명을하기시작했다.그는폴란드사람이라고했다.

그어느날인가나나무스쿠리같이생긴한국의한여성이피아노를배우겠다고그를찾아왔었단다.그는첫번에거절을했고그한국여성은집요하게그를찾아와서때를쓰더란다.결국그녀를학생으로받아들였는데…

그녀는한국에의사인남편과두아이를둔가정주부였단다.그리하여그피아노선생은그녀에게피아노레슨을하기시작했고한번은한국에서그녀가초대를해서김포공항에도착했는데커다란자가용차가그를영접하여어느대궐같은집으로안내되었으며정말꿈같이융숭한대접을받고왔었다는잊을수없는추억을이야기하면서그피아노선생은첫번째로피아노를칠아마추어를소개했는데바로그나나무르쿠리같이생겼다는한국여인이었다.

그녀는나비같은한복을곱게입고가족들을대동하고나타나서피아노앞에앉아슈베르트를연주하였다.초라한연주장이무색할정도로많은준비를하고피아노시험에임하는학생이었다.

그다음으로소개한학생은지금은기억이나지않지만어느동부유럽나라의한학생이었다.수수하게차려입은청바지와긴머리가인상적인20대초반쯤의청년이었다.비록의복은초라할지언정그는등장부터관객석을압도하는어떤분위기가있었다.침묵으로일관하는그리고조심스럽게건반을내리치면서리스트를연주해내었을때관객들은그만환호를울리고말았다.나도그순간그학생에게홀딱반하고있었다.

그음악학교를나오면서그런생각을했었다.우리한국문화는어쩌면많은수사(겉치레)가필요한문화라고그래서우리의언어에도형용사가그토록발달한것인것같다고….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