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느 겨울의 기차 여행

겨울에떠나는여행,어쩌면쓸쓸해보일수도있고

어쩌면더욱낭만적이될수도있다.

내가학생이던시절,난운좋게도스위스의몽타나라는스키장을갈수있는기회가있었다.

그해겨울도난,어두운아파트의감옥같은방에서어쩌면혼자고뇌하기를즐겨하고있었던것같다.

한가지를생각하면그속에서헤어나지못하고있는나를걱정한친절한프랑스아저씨가몽나타로겨울스키여행을

가는프랑스가족에게나를끼워넣어주었었다.

난,프랑스북부에위치하는Havre역에서그가족과합류하기로약속을하고거의두시간이걸리는

기차여행을혼자했었다.

기차안에는여러명이함께앉는좌석도있고6명만들어갈수있는방으로되어있는칸도있었다.

난,그칸에들어가창옆에자리를잡고앉았다.그칸에는나혼자밖에없었다.

그때한프랑스남자가그칸에들어왔다.그래서그칸에는나와그프랑스남자가오롯이앉아서여행을하게되었다.

그는베에토벤의머리스타일을한키가큰프랑스남자였는데눈썹의숱이많고굵어서약간은두려운느낌이들기도

하는남자였다.

날카롭게생긴눈,굵은눈썹그리고도무지온화한구석이라고는찾아볼수가없어서몹시도불행해보이는…

그리고대화가시작되었는데누가먼저시작했었는지는기억에없다.

그리고왜그런대화를하게되었던가도기억에없다.

난,한국의결혼의의미를이야기했다.

남자는하늘이어야하고여자는땅이어야한다고

그리고부부는일심동체라고..ㅎㅎㅎ

그건그때까지내가받은교육의소산이었다.

여자가시집을가면그집귀신이되어야하고

시집을두번가는여자는몹쓸여자이고

남자가잘못되는것은전적으로여자의잘못이고등등…

기차안의그프랑스남자는Havre에있는대학에서영화를강의하는교수라고했다.

그는말했다.

결혼은같은생각을가지고같은곳을향해가는두개체의결합일뿐이라고…

그땐아직너무어렸었나보다.

의미를알지도못하는이야기들을떠들기좋아했던것같다.

겨울이다가오면가끔난,그시절을떠올린다.

아직모든것을심각하게받아들일수있을정도로에너지가넘쳤던시절…

홍수처럼범람하고있던눈사태…

한밤에달빛아래창연히빛나던눈으로둘러쌓인동네…

스키장에모인백인들이나를흘끔흘끔보면서일본인들의특성을흥미로운듯이이야기하던..

그해에몽나타에서케이블을타고내려올때발견했던절경들을난잊지못하고기억하고있다.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