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

짜장면을잘하는식당이라고했다.

맛있는짜장면을먹을수있다는커다란유혹으로그녀는나를이끌었다.

오래전부터나를자신의그룹에넣고싶어했었다.

버스에서내려주소를갖고찾으니거리의사람들은거의그거리를알지못했다.

꽃들이이쁘게치장을하고있는가게로들어갔다.

중후한프랑스남자가책상앞의회전의자에앉아있었다.

조심스럽게이길을아느냐고물었다.

들어본길이라고하면서잠깐기다리라고하더니친절하게지도를꺼내어들여다보면서

설명을해준다.고맙다고인사를하고가려는데하얀백지에지도를그려주겠단다.

내가치나쳐야하는거리이름까지도명시해주면서800m정도의거리인데멀지않겠느냐고

물어온다.기분이상큼하다.이렇게자상하게친절을베풀다니..

식당에들어서니그녀가프랑스남자와앉아서서류를들여다보며상의를하고있었다.

스폰서를데려다줄남자란다.

중요한회사의중역을맡았다가퇴사한남자란다.

조금은우울증을앓고있을수있다고도했다.

문득남자의톤이높아지면서목소리가활기를띄고있었다.

그녀의눈빛이순간질투로빛난다.그녀는나이도많고남편도있는여자이다.

몇년전의첫만남이이루어졌을때이다.

구태여내전화번호를알고자했고득달같이나에게전화를했었다.

무언가불안해보이는그녀의상태가바람피우는남편때문이라는것을깨닫는데는그렇게많은시간이

걸리지않았었던것같다.아니,그녀의말로는30대의여성이남편을좋아하여쫒아다닌다고했다.

그때그렇게생각했던것같다.

무슨60대남자를젊은여자가따라다닐려고..

그녀는남편이자기를떠날까봐전전긍긍하는듯보였다.

내느낌엔그녀의남편이그녀를떠날것같지는않았는데말이다.

결국내느낌은정확했다.

그녀는나하고일을하고싶어했던것같다.

몇번일도같이하긴했지만

그녀는사람을완전히지배하려는성향이강했다.

전형적인한국형스타일이다.오랜프랑스생활에도불구하고말이다.

난,이상하게불안해하는사람을보면도와주고싶다는충동이인다.

그렇게우리의관계는시작되었었다.

그녀는자기의남편을나에게보여주지도않으려한다.

참!어떻게그러고살수있는지…

난,관심도가지않는사람인데그녀의어떤경계하는태도를보면

기분이상할때도많다.아마도그게사랑인지도모르겠다.

결혼을하면그남자의감옥에갇혀서아마도그남자가세상에서가장멋진남자로보이기때문일것이다.

독신으로사는여자의애로사항은또한그런데서많이생긴다.

그런데프랑스에와보니독신으로사는남자들도같은말을한다.결혼한남자들이독신남자들을경계하는데

자기마누라를빼앗길까두려워서란다.ㅎㅎㅎ

이럭저럭프랑스사람들이세사람이더모였다.

전식으로파전과군만두를시켜서나누어먹는동안그녀가자신의감정을평정하고있는듯싶었다.

나이가한참많으니까나를질투의대상으로생각지않으리라고믿었었다.

엄마처럼언니처럼믿고기댈수있다고믿었었다.

옆에앉은스웨덴출신의여자가물었다.

이조시대억압받은조선여인들에대하여알고싶다고또사도세자에대한이야기를물었다.

혜경궁홍씨이야기를약간알고있는것같았다.

나도모르게설명이시작되었다.스웨덴여자의나를향한눈길이점점부드러워지기시작한다.

한국에대해그토록관심을가지고있는그분들이고맙다는생각이들었다.

짜장면,울면,깐풍기,탕수육…모두음식이훌륭했다.

거의한국과같은맛을내고있었다.

그녀의표정도흡족하게변하고있었다.

그프랑스남자가잘먹지않는다고늘신경을쓴다.

결혼을해서늘상대방을신뢰하지못하고늘불안해한다면

그것은최악의정신적고문이아닐까생각해본다.

아니결혼이아니더라도좋아하는상대가나아닌다른상대에관심을가질까봐전전긍긍하는태도는

올바른관계를이루고있지않다는증거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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