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하는 사람들

하늘이낮게가라앉은날입니다.

전,이런날씨를좋아합니다.무한한사색의심연으로

침잠해들수있는느낌이들기때문입니다.

강가에산책을나섰습니다.

언제나처럼고요히흐르는물결을바라보고

스치는발길마다부딪치는잡초들과대화하면서

한껏사색에빠져드는것이죠.

낚시를하고있는사람들을만났습니다.

조그만텐트를쳤는데아마도비가올것을예비한

텐트인것같았습니다.

디카를꺼내어서일단사진을찍었습니다.문득낚시꾼들중의한사람이저를바라보며사진을찍었다고

중얼거립니다.얼른제가답했습니다.사진찍은것이걸리시면제디카에서제거해드릴께요.

멋적은듯이괜찮다고대답합니다.그러고보니작년이맘때도이곳에서낚시를하고있던이들입니다.

저희들끼리무어라고말하는데어느나라말인지감이오지않습니다.조금러시아말같은분위기를가지고

있습니다.궁금증이들어물어보았습니다.어느나라분들이세요?폴란드사람들이랍니다.

국방색옷을입은것을보면군인인지도모릅니다.

도시에살면서흙을밟는다는것도어쩌면축복입

니다.고요이흐르는강물이마치비단결같습니다.

나무냄새도흙냄새도그리고강물냄새도…

오늘은한층그농도를짙게하고있는듯도싶습니다.

물과흙과공기만있으면어디에서라도불쑥불쑥

생명들이태어납니다.그래요!어쩌면우리는충분히

행복할수있는필요충분조건들을이미다갖추고

있는것입니다.

새삼흙길을밟으면서감사의기쁨에젖어듭니다.

산책에서돌아오는길이었습니다.

아까의그낚시꾼이자기가잡은고기를사진

찍지않겠냐고말을겁니다.’오케이’

그는부랴부랴강밑으로내려가서잡아논물고기를

가져왔습니다.제법큽니다.

그리고자랑스럽게미소를지으며폼을잡습니다.

그를사진찍으라는이야기였나봅니다.

문득작년의기억이떠오릅니다.

무척수줍어하며나를몰래몰래훔쳐보는것을

느낄수있었던기억이있습니다.

올해는좀더용기가생겼나봅니다.

금발의긴머리를뒤로길게묶었습니다.

얼굴도미남이고..어쩌면재미있는일이생길지도모르겠습니다.

돌아오는길을따라오는것같다는느낌도들었습니다.슬쩍친구집으로들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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