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노년

화창한봄날,바쁜일을보느라고하루종일빠리시내를누비다가
저녁에문학카페에갔다.
30분쯤일찍도착했는데나이드신여자분이작가자리에앉아있었다.
눈빛이겸손하신그래서편안한그런분이었다.연세가80쯤됬으리라고짐작을했다.
그리고친절하게일어나나에게와서손을내밀었다.
그런가보다했다.조금씩사람들이모여들더니작은방에60명이들어찼다.
화분도갖고오고촛불도갖고오고제법멋부린품위있는프랑스인들이
모여들었다.내앞에자리잡고앉은붉은머리의프랑스여인도
화장솜씨며머리손질한맵씨며몸에걸친명품옷과가방이
남달라보였다.고운피부의그녀가나에게작가냐고말을걸어왔다.
그녀는역사연구가라고했다.옆에늦게도착한남자도나에게
일본사람이냐고물었다.한국의글도프랑스어처럼핵심단어를중심으로
변형을하는지물어왔다.중국어처럼뜻을중심으로하는지물어왔다.
설명할시간을찾지못하고작가의소개가시작되었다.

그녀옆에일어서서그녀를소개하는젊은남자가그녀와우정을맺게된
사연을소개하면서시작되었다.
그녀는놀랍게도90살의시인이었다.
90살생일을기념으로시집을출판했는데두군데글쓰기교실을운영하고있고
그래서제자들과후손들이많이모였다.
딸셋과아들하나에서손주와증손주가22명에이른다는그래서자랑스럽다는
노시인,그녀는90세연세에그곳에온사람들의이름과그녀와의관계를
정확하게소개해서나를놀라게했다.
제자들이준비했다는생일선물은나를더욱놀라게했다.
플레이아드전집3권,나도모르게옆에앉아있던프랑스분에게
귓속말을했다.’노인에게저책들을읽으라는건고문이야.’
그녀도말했다.’이책을읽으려면십년은더걸릴거야.’
노인에겐먹거리를선물하는게최고라고믿고있는나에게참신선한충격이었다.
어쩌면프랑스인들은노인에게도잔인한걸까?
그녀의시들을낭독하기시작했는데
정말좋았다.
악마가나를지배했다.라는시에서그녀는이렇게말했다.
‘도둑질한사랑이어느날헛되이사라져버렸다…’
그녀의詩語들은유머와운율을두루갖추고있었다.
거렁뱅이의고독,아름다운부재등등굉장한여인이다생각이들었다.
몸은늙었지만의식은아직도젊은이못지않은그녀를보며
‘늙어도아름다운여자’라고부르고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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