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온 로버트 레드포드를 닮은 청년

나는사실사람을참좋아하는사람이다.

그럼에도불구하고사람을잘만나지않는이유는자주실망을하기때문이었는데

요즘잘모르는사람들과대화하는재미에빠져있다.

역시전철에서일이다.

옆좌석에아주잘생긴,로버트레드포드젊은시절을연상시키는청년이앉아있었다.

그런데혼자가아니고내오른쪽으로앉아있는두명의남자가커다란카메라기기를들고앉아서

이야기를나누는데영어로대화를하는것이었다.

영국영어가아닌미국영어라서호기심이발동했다.

나이가어릴때는남자가말을걸어도대답을하지않는것이요조숙녀라믿었었기때문에

늘말을피했었지만이제난,그젊은이들의대인생선배라할수있으니말을걸어도되지않겠는가말이다.

미국에서왔느냐고물었더니캐나다에서왔다고말을했다.

이틀동안빠리시내를촬영해야한다고했다.

에펠탑,몽마르뜨르,노트르담드빠리,샹젤리제등을주욱나열하는것이었다.

그러면서나에게영어를참잘한다고말해주는것이다.

그런데정말말이술술나오는것이었다.단어도막히지않고말이다.

아이고,젊고잘생긴남자라서그랬었는지는모르겠지만나도정말신기하게

영어가술술쏟아져나오는것이었다.

10년전에영국에서한달간영어연수를했다고말하니까한달만에이정도말하면

굉장하다고또칭찬을하는것이였다.

나로서는캐나다방송관계일을하는사람이빠리를처음왔다는말이이상하게들렸다.

그리고그먼거리를겨우이틀동안촬영하기위해왔다는말도납득이되지않았다.

이제캐나다같은선진국도마구잡이로싸게먹히는방송을하는처지로전락이되었다는말일까?

아니면세계경제가그렇게내리막길을치닫는것일까?

어쩌면싸구려인터넷방송용을촬영하기위해왔는지도모른다는생각이들었다.

차도없이전철로그커다란카메라기기들을들고다녀야하니까말이다.

그는빠리가너무나환상적인도시라고탄성을질러댔다.

그리고그곳에살고있는나에게부러움의시선을감추지못했다.

캐나다젊은이들에게도빠리는동경의대상인가보다.

내려야할역이되어서그젊은이에게좋은여행하기를바란다고인사를했는데

그건강한손을덥썩내미는것이었다.

즐겁게그의손을잡아주고전철을내렸는데이상한것은영어를사용하지않아서

거의잊어버렸다고생각했는데한단어도막히지않고영어가술술쏟아져나왔다는사실이었다.

내가좋아하는로버트레드포드와닮은남자와이야기를해서그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