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은 날

푸른빛융단의당구대위로푸른등이두개달려있었다.

당구를치고있는처녀의위로바싹올라간엉덩이가경쾌해보였다.

두여자와한남자가한참당구에몰두해있고푸른등에서나오는은은한불빛이

아름다웠다.그옆으로짙은회색의피아노가놓여있었고동그란의자가

피아노앞에있었다.

-피아노는누가쳐요?

-누구나쳐도되요.칠래요?

-잘못치는데,너무오랫동안안쳐서못칠거에요.

피아노앞으로다가갔다.

뚜껑을열고건반을눌렀는데피식소리가난다.

그가다가왔다.스위치를넣어야하는전자피아노였다.

조심스럽게손가락을건반에갖다놓았다.

내가느다란손가락이엷게떨리고있었다.

악보도다잊어버린’엘리제를위하여’를잠깐쳤다.

갑자기실내분위기가엄숙해지는느낌이들었다.

당구를치던젊은이들이경건하게나를바라보고있었다.

갑자기기분이좋아지기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