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자질
노인건강과가을날씨는
믿지말라했던가
점차깊어지는노환과동반되는
엄니의치매끼
자식된마음으로
갑작스레닥칠상황에
대비를해야겠기에
노인장기요양보험공단에어제신청을했는데
오늘바로가정방문조사차나왔다
거동이엄청불편하신엄니께
보행보조장구를
구입해다드려야겠기에
알아보니
그보조를요양공단에서
많은부분을해준다기
그등급판정을설정키위한
가정방문조사를한다고한다
엄니의비리를모두고자질할기회가
공식적으로생긴것이다
경로당가시는길에대변을참지못하고
자박지만큼바짓단에지고오셨어유
요실금으로화장실가시기도전에
실례를자주하셔유
지팡이를수도없이잃어버려유
툭하면자식을도둑으로몰아유
며느리에게당신양말가져갔다고엄청나무라셔유
어느날에는아침식탁에서불화같이열퉁이를터뜨려서
밥도못먹고쫒겨나듯출근해유
당신연세도이젠잊었어유
손자들도자꾸몰라봐유
집열쇠를자주잃어버려유
아파트이름을몰르셔유
자꾸딴집대문을두들기셔유
엄니의비리를관청에
죄낱낱이고자질하고
공단직원이
돌아간연후에…
후련하기는커녕
오히려그반대의
씁쓸한마음을
떨쳐버릴수가없었다
엄니와함께고향선산을찾아
넘어간그저녁
아부지산소에앉아
돗자리를깔고
앉았자니
만감이교차하였다
고향집터가내려다보이는
고향마을산잔등이에
차를옮겨주차시키고
좌석을제끼고누워
하냥없는마음으로고향마을을내려다보고있자니
경운기가지나가는소리가나면서
초동친구영환이가
반갑게악수를건넨다
삼밭에약을주고저녁먹으러들어간다고
모자를벗고엄니께허리를굽히는데
반백으로흰머리가덮였다
들어가저녁식사함께하자고
내손을한사코잡아끄는
친구의투박하고꺼칠한손마디
친구야,
세월이가는구나
엄니,
고자질많이해서지숭혀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