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동들의 천렵


시골이고향인사람은아마도누구나한두번쯤물고기잡이를해봤을것이다.

마을에부영이라는악동이있었다.

그의말이라면(우리또래보다한두살위였음)누구도토를달거나거역을할수가없었다.

앞마당에모여징어잡기(술래잡기)를하는데와서는자기집으로모두모이라고명령을내리고갔다.

川獵(천렵)을할것인즉슨집에가서각자가된장을한바가지씩퍼오라는것이었다.

저녁무렵이되자된장은작은단지로가득하게모아졌다.

사랑에서만화를보며날이저물기를기다렸다.

해거름에빤쓰(펜티)만입고저수지가양자리의논배미에나가논가운데에다

임시논뚝을만든다.(주인에게들키면야단났음)

딱한군데만물꼬를트여놓는다.

그리곤거기다가된장을비벼서충분하게풀어놓고돌아온다.

밤새워만화책을뒤적이며한켠에선잠을자며동트기전에그논으로나갔다.

뒷산을넘어가면서멀리서건너봐도물고기들이폴딱,거리며

컴컴한어둠속에서도하얗게반짝이는고기비늘이야광을발하며우리들을설래게하며뜀박질을하게했다.

물반고기반..진짜물이반이고고기가반이였다.

차가운물에발을들여놓자다리에둔탁하게와닿는물고기의미끈덕대는감촉에소름이돋곤했다.

얼른물꼬를막고는가져간세숫대야로열심히물을퍼낼즈음이면고기들이우글우글거리며복새통을이뤘다.

각자가져온양동이며,다라며,대야에고기를주워서담았다.

너무많아서조를짜서한편은열심히동네로날랐다.

몰래하는일이라서마을길로못가고뒷동산으로빙돌아서날랐다.

그때나오던고기…구구리,붕어,미꾸라지,뱀장어,소금쟁이,물방개,피래미,거머리,올갱이,등등..

이름을다기억못하는것이아쉽기만하다.

아,참그때뜸부기새끼한마리도논뚝을기어가서잡았었다.

그뜸부기에미는고기잡는내내뜸!뜸!~거리며잡아놓은새끼때문에계속주위를떠나질못하고맴돌던것이기억난다.

그때쯤에날은밝아오고고기는반도못주워담아서조바심에난리법석들을떨었었다.

가져온고기를부영이엄니께서큰가마솥에넣고맛있게끊여주셨다.

분명미꾸라지도들어갔는데나중에국을퍼보면어디로헤엄쳐달아났는지보이질않았다.

푹삶아져서뼈까지흐믈흐믈하던구수한그찌개가어린날의우리에겐비공식적인<?>풍부한영양식이되곤했다.

그이듬해인가가뭄이심하게들어저수지에물이줄어들어서타지에서사람들이많이몰려온적이있다.

학교에서오는길에어른이자전거에다잉어를매달고가는데보니내키와비슷했다.

자전거앞핸들부분에매단잉어꼬리가바닥까지질질끌렸다.

그저수지에는서울에서관광버스를대절한낚시꾼들이끊이질않았다.

우리는아침새마을청소가끝나면그버스주위에서기웃거렸다.

그러면가끔뚱뚱하고배나온사장님같은분이우리에게낚시가방을지우고는좋은터를안내해달라고했다.

우린그일을서로가하려고경쟁을했다.

한번은어떤후한아저씨를만나그때돈으로100원을주는통에놀랍고흥분된마음에

저수지에서집에까지쉬지않고달려와손바닥의돈을펴봤다감추고또펴보곤했다.

그렇게큰돈을만져보긴그게처음있는일이었다.

원족(소풍)갈때도2원이면족하던시절이였으니얼마나어마어마하게큰돈였는지지금도잊혀지질않는다.

그서울낚시꾼들은우리완영판다른사람이었다.

한번은낚시터에서버스까지가방나르는일을얻으려어슬렁대는데

무슨시커멓고길쭉한것을아주맛있게뚝뚝베여먹는것을보았다.

(지금생각하니영양갱같은것이아니였나한다.)

그희한한구경거리를여럿이모여들어입에손가락을빨며넋놓고구경을했었다.

더희한한모습은다리밑거지들이나먹는깡통에서연신음식을꺼내먹는모습이었다.

(아마도미제통조림였던것같다.)

버스주차장이집앞마당인고로점심때면낚시꾼들이우리집으로몰려들어와선라면을끓여달래선먹곤했다.

그때..삼양라면이막나오고얼마안됐을당시였다.그

것이어찌나먹고팠는지라면냄새구수한부엌에들어가엄니를아무리졸라대도

야박하게도남이돈내고사와끓여주는음식이니양심상조금도줄수없다는단호한말씀만되풀이하실뿐

솥바닥을바가지로알뜰하게벅!벅!소리나게긁어국물한방울없이상에얹어내가시곤하셨다.

나중에심부름으로물대접을들고서들어가면방안에진동하던그냄새며기름이동동뜨던

(그때의라면은걸죽하니기름이뜨면서소고기국같았음)그릇을침삼키며넘겨다보곤했다.

다들식사를마치고나간후들어가보면서울깍쟁이가왜깍쟁이인지를눈물이핑돌게느껴야했다.

할아버지께서도긴대나무에낚시줄을매시곤망태를들고종종물가에앉으셨다.

서울사람같은세련된낚시대는아니었지만손때가묻어반들반들하게빛나던대나무낚시대는

할아버지께서제일아끼시는물건중의하나였다.

저녁때할아버지상위에는항상비릿한붕어찌개가올랐다.

아버지를제외한모든식구는비릿내를외면하며좋아하질않았다.

그고추가루가발갛게덮혀올라오던붕어찌개가눈에삼삼하다.

저녁이면할아버지께저녁드시라는전갈을하러가는일이내어린날의하루일과끝이였다.

저녁밥짓는연기가자욱하게깔리는마을을향해

고기망태를들고

앞서신할아버지흰고무신뒷금치를따라

보폭을넓혀겅중대며따라걷던

그논둑길이..

저만치에서다가온다.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