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道伴
BY glassy777 ON 5. 16, 2009
남녘으로내려가면서
산벚은이미지고
산마다파스텔톤으로
초여름을향해치닫고있었소
왔는가싶었는데벌써
봄날이저리가고있소
초여름빛으로시원해뵈는
강을건너고
또몇개의강을더건너고서야
섬으로들어가는
연육교에다다랐소
그곳에는세월이지나가는풍경이
유채꽃핀밭둔덕저편
아스라한수평선쪽으로
바람같이빠르게지나가고있었소
남쪽으로
얼마나내려왔는지
이름모를작은항포구에다다랐소
고단한길나그네옆으로
갈매기나래접은
어촌마을외딴봉우리
한가롭고고요한
작은항포구
송홧가루뽀얗게날리는풍경앞에
오래도록한식경을앉아있었더랬소
나란누구란말인고
저희뿌연海霧같이살아온
날들속에서
무삼히다가오는세월
외로운섬으로배가떠난다기
무작정하고뱃머리에올라
점점다가서는섬들을향해
가부좌하고앉았소
생각해보면
참으로허허바다같은생이었소
하지만
모든것은지나가고야말았소
눈물도
긴한숨도
못견디게힘들었던
격정의긴세월도
저기저흰포말로부서지는
파도같이사라져갔소
선미쪽으로부서지며뒤로멀어지는세월
뭍에서멀어질수록
깊어만지는旅愁
그바닷길을내가가고있소
아름다운무인도를
지나면서멀리에있는그대를생각하오
당신과나란히걸어온세월의저편은
생각사록저섬같이아름다웠소
먼길에서
문득아름다운도반으로
어깨동무되어걸어온
그대
그리고나
선창가에서엎드리듯
가파른언덕을올라
동백나무옆작은교회당에서
잠시그대를향한기도를했소
살아가면서
사람다운것이무엇이던고
그윽히바라보는눈길하나에서도
한사람영혼의부침이
떨어진꽃자리에서
또다시새잎이돋아나듯
짐짓
아무런아픔도없었던듯
이리어여쁘게소생하며
피어나는것이었소
그대가좋아하실花園
오솔길과
꽃의향기와
맑은햇살과
향그러운바람
그대와나
생의도반으로
살뜰히가꿔온
우리의화원이오
아름다운자태를
마음껏내뿜는꽃들의정원
그가운데서서
내한생애를돌아다보오
정원이보이는창가에
꽃같은세월이지나가는…
푸르렀던한시절
내젊은날의
쓸쓸한그림자
망망한먼航路에서
자꾸구부러지는마음길
그길을다잡아가는
남회귀선
섬을내려와
뱃머리를급선회하여
바람의언덕으로올랐소
바람의언덕에서
한가로운상춘객들틈에섞여
바다로향한벤치에앉아
눈을감고아스라한봄볕을
쬐고있었소
모든것은바람이었소
이편에서저편으로
흔적을지우며지나가는
바람
이세상에바람이아닌것은없었소
살아온날의반수이상은
바람이었소
생성과소멸의수레바퀴에서
무삼히흘러가는
한줄기바람이었소
바라보면아득토록멀리떠나온길
송홧가루날려
희뿌옇게흐려지는시야속에
구름이가고
배가가고
세월에실려
나또한뭍에서여기까지왔소
송홧가루노란띠가
해풍에실려뭍으로향하는
바닷가오솔길
그대와걸어온
아름다운풍경에다름아니었소
외따로나앉은섬
산중턱에서
한나절을턱괴고앉아
해풍에실려떠다니는
깊은사념에잠겨
그대를한참이나그리워했소
그리고
갯가로내려가
손을적시면서
물결에부서지는사념들을
바다에띄워보냈소
먼여행을떠나온남녘바다
이윽고
저물어가는섬
그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