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운동을마치고장날사다놓은청양고추20포기,고추20포기,오이모종10포기,
토마토10포기,가지5포기모종을하면서뻐꾸기울고햇살맑은이좋은아침.
문득뜸금없이전라도땅모항이그리웠다.계획에없이불식간에떠나는여행.
안해가동행치못해아쉬움을남기고여장을꾸렸다.
우선내마음의지도를챙겨바이크연료통에펼쳤다.손으로짚어가며고속화
도로를따라남도땅으로달려가려니…충청도진천에서전라도부안땅으로…
나의애마적토마의시동을걸었다.우둥퉁,퉁,퉁,중저음의경쾌음.안해가배웅
나왔다가디카를박아주다.
전라도땅까지단숨에달리다.헬멧으로스치는바람속으로뻐꾸기소리들려
오고..부안으로접어들면서청보리밭을만나잠시앉아쉬다.
곰소항을돌아곧바로모항으로들다.시원한바다가툭,트이다.아침도거르
고달려온길.구름한점없는날씨다.해변백사장으로햇볕가득히쏟아지다.
안해가싸준쑥인절미에우유두팩과물.플라스틱박스를가져다가밥상을만
들고스치로폼을가져다자리를만들어소찬을펼쳐놓으니신선이부럽지않다.
간소하게소찬차려놓은자리로해풍이건듯불어오고동박새날아와우짖다.
바닷가벼랑으로송홧가루샛노랗게띠를그리며날리기에교과서에서배웠던
[윤사월]이란시를암송하다.
송홧가루날리는외딴봉우리
윤사월해길다꾀꼬리울면
산지기외딴집눈먼처녀사
문설주에귀대고엿듣고있다.
저아름다운모항의풍경속으로다시바이크를몰았다.지나는관광객들의
부러움과경이로움섞인뭇시선을받으며모항이내려다보이는언덕배기에
나의애마를세워두고핸들에턱을괴고앉아실눈을뜨고하냥없이풍광속으로
빠져들다.이렇게아름다운항포구에서한석달만살아봤으면….
다시적토마를몰아적벽강으로향했다.45도급경사며바닷가벼랑길도거침이
없이내달리는적토마의중저음.투둥!퉁,퉁,퉁,퉁,이렇게아름다운풍경앞에
서는적토마가앞으로나아가질않았다.그래널랑은이렇게한몸이니내어찌
너를사랑하지않고배기것느뇨?네발달린짐승(자동차)이어찌두발달린너와
견주어비길것인고?농로길,소롯길,산길,밭둔덕길.막다른길이뵈지않는
낯선길도거침이없이내달리는나의애마적토마.너도저풍경이아름답더냐?
충청도진천하고도광혜원에서..이곳전라도땅변산반도부안하고도모항까지
논스톱으로내달려온적토마에게마방집에서여물을쑤어먹이고바닷바람건듯
불어오는해송아래고삐를매어놓고..길나그네는평상에올라달콤한오수를
즐기는데..멀리에서뻐꾸기소리와지빠귀멧새소리가까워자장가를삼아
들려주다.방랑시인김삿갓의심중이이러했을꼬?한양천리길과거보러가는
선비가고단한다리를쉬려괴나리봇짐을풀어놓고하늘을베개삼아낮잠에
들려는찰라에이런심중이었느뇨.벼랑목책난간에다람쥐한마리까불까불
혼미한시야를어지럽히는고야.
달콤쌉싸롬한오수를즐기다가다시적토마를몰아적벽강에올라서다.어찌타 바닷속이투명토록물이저리맑은고?고얀히길나그네적적한마음으로처음에 는낮게그리고점점큰목소리로정미조의[미조의파도]란노래를불러제겼다.
잊어버리자고
잊어버리자고
바다기슭을걸어보던날이
하루
이틀
사흘…
쓸쓸한여수를달래려고조금은북적스러운갯가로나갔다.방파제에앉아먼
수평선을바라보는내귀로푸다닥,푸다닥,물고기의힘찬지느러미요동치는
소리들리것다.눈에들어오는커다란숭어한마리.방파제를튀어올라와바다
로나가질못하여퍼덕거리고있었다.너댓번을움켜잡으려다실패.아가미쪽을
힘껏움켜쥐고서야손아귀에들어왔다.족히4~50센티는되려나보다.이나그네
에게이우짠횡재인고?흐미~~투실한것.
모항아래제일허름해뵈는구식민박집으로들었다.팔십드신노부부내외께서
어찌나반겨하시는지인심에끌려들어가횟감까지가져다가손수떠서쐬주까지
곁들여주시는데..돈도안받고차려주시니어찌나송구하고감사한지모르것다.
겸상으로약주를대접하려니술을입에안대신다니..길나그네홀로바다가보이는
이층창앞에앉아저물어가는바다를바라보며해조음아름다운바다와쐬주한잔을
기울였다.취기가땡겨올라오면서고얀히눈가에또로록~눈물이흘러내렸다.
아..나이오십줄에서서왠눈물인고?싱싱한회한접시에청랭한쐬주한잔.
아름다운저바다와함께하니어찌눈물나지않으려오?술한잔에바다한모금.
바다한모금에쐬주한잔.
저물어가는고요한은빛바다
그것은
내안에서반짝거리는
긴외로움의
그림자였다
숭어회한접시에마신쐬주가대취하여잠자리에들다.밤내파도소리가까웠다.
이른새벽바이크투어에나섰다.아무도없는새벽아침에혼자가는해안도로
에서의적토마의중저음.퉁,퉁,퉁,퉁,퉁,퉁,퉁,퉁,퉁,투둥!~
해안가를돌아산허리정상에서내려다본아침바다.무한정바이크위에앉아
思念에들다.
연료통위의지도를손으로짚어가며살펴보다.내소사..사찰로가는길을따라
가다가들어서는산길.노래를소리소리높여부르며산길을가다.아침은어디서
해결한다지?산은높고골은깊은데..마음따라여수도깊어가더라.
천년고찰내소사경내를올라가는길.길확장공사로인부들이부지런스럽다.
일손을놓고나의적토마를생경스레바라보다.불경소리경내가득하니고요
한山寺.대웅전에들어삼배올릴적에무릎의안전장구가법당마루에부딪
는데..어정쩡한길나그네를내려다보시는부처님의온화한미소자애롭도다.
돌계단에쭈그려앉아청랭한아침산빛을완상하다.아..이럴때는담배라도
한개피피우는재주를배워둘것을…108가지온갖번뇌를담배연기한모금
에모두날려버릴수만있다면참좋으련마는…여행의묘미와참맛은이런데
있으려니..
무작정바람가는방향으로구름흘러가는산너머로바이크를몰았다.먼산의
뻐꾸기는열락으로울어대며적토마를따라오는데…어디로갈꺼나?어디로?
작은소읍을지나며만난폐교된학교.애마를길가양에세워두고허름한가게
에들어디카밧데리를사다가계기판을보니적토마여물을줘야쓰것다.이런
산골마을에마방집이어디려는고.가다가말이엎어지면이무슨낭패런고?
시간여를아무도없는운동장가에앉아먼산바래기만하다.어차피떠나온길
적토마야,어여가자꾸나.
산길을간다.저모퉁이를돌아가면어디인고?마방집(주유소)를찾아가려던
마음을접어두고산길로접어들다.산으로드는마음이靑淸타.
山.
바다.
그리고나.
전라도부안땅에서논스톱으로충청도광혜원까지내닫다.1박2일의바이크
투어링을마치고곤한잠에빠지다.
일장춘몽이었다.
生도
여행도
한갓진그산길
외따로떨어진쓸쓸한바닷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