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사님의 부고
이저녁한통의부고를받는다
초등학교적우리들의호랑이선생님께서영면하셨다는부고
비오는창을내다보며
고인이되신남택우교장선생님의명복을비는마음한량없다
내일은귀밑머리희끗한오십중반의초등핵교적초동친구들과
속리산으로동창회겸등산을오래전부터약조한날
예정대로동창회를하고돌아오며
청주에들러문상하기로일정을정했다
어린날운동장조회시간이면제일무서웠던선생님이셨다
내게는한번도담임을맡으신일은없지만호랑이다우신용모에
아이들에게회초리와체벌을단호히행사하셨던선생님
학부형인우리들의아버지모두가선생님의친구이시다보니
당신아들과진배없이우리를사랑의매로다스리셨다
졸업하는전날까지도우리를엄히다루셨는데
육상과공부만큼은일,이등을놓치지않았던관계로그무서운
선생님의서울구경은한차례도안해보고피해왔건마는
졸업식예행연습에서그예끈귀밑머리가하늘로끄들려올라가다가
뒷금치를들어가면서눈물의서울구경을해야했다
누구나예외를안두시고여지없이체벌을하시며강단있으셨던
그묵직한손힘의투박하셨던촉감이이리생생한데…
이리장대같이비내리는날소천하셨다는부고에
가슴아릿하다
문득아버지가그리워지고
옛노래가그리워지는저녁
창밖에빗속으로꽃이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