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함산에 올랐어라

여행중에만나지는풍경중에으뜸은

푸른하늘이었다

경주를찾아토함산에오르고싶었다

고교시절수학여행에서처음뵈었던석굴암

부처님의온화한미소의끝없는깊이를

십수년만에다시금찾아뵙고팠다

흙으로된길을

고무신을신고걸으니

자갈과흙의감촉이고스란히내안에들어왔다

안해와숲길의신선한기운을

코로깊이들이마시며산새들의청아한소리를귀에담으며

걸어서걸어서오른

토함산석굴암자

아니온듯다녀가시라는문귀를보며

고요한마음으로

살포시다녀가듯

조용히합장으로만걸었다

석불의최고美라일컫는석굴암부처상

그바깥에서내려다보는

산안개아래의사바세계를

온화함으로만내려다보시는부처

다시금되짚어내려오는길에서만나지는풍경속의

바윗돌하나도예사롭지가않아보였다

바위와그옆에우뚝하니우람스러운소나무한그루

한폭의수묵화요

단아한동양화병풍속의한폭이었다

고요한정진으로의요사체

댓돌위의흰고무신하나놓인풍경

희뽀얀마당

바람이지나가며가끔씩흔들리는풍경

보살의한가로운표정과

바쁠것하나없는걸음

경주의유서깊은기운들이

오롯이서려있는듯

신비지경에들었다

다시금돌아나오는토함산

산길

구비를돌아서면또한구비

길이다정도하여걷다가

걸음을쉬고

길가풀섶의야생화를들어다보다가는

그자태에반하여어루만지다가

갈길이구만리같아

길을재촉하다

일상이수고스럽다고느낄때마다

떠나는여행길

먼길을찾아토함산에올랐어라

이미토함산에는저녁해가저물고

나그네돌아갈길

구만리로아득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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