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가 있는 풍경

마음이한가한날에는기차를타고먼길을떠나볼일이다

한갓진기차역에서뒷짐지고한가한풍경속으로들일이다

일상에켜켜로쌓였던모든번뇌가씻겨간자리에

저리세월이아름다운풍경이되어지나가려니…

바람에씻겨세수를깨끗이마친듯한

이태리포플라나뭇잎의팔랑거리는풍경

한가로움으로찾아드는旅愁

나직나직부르는콧노래

나는돌아가리라저푸른숲으로

그곳에작은집을짓고돌담쌓으며..

차창가초가을햇발아래

납작엎드린마을과뽀족산봉우리

덜커덩~덜커덩~기차길침목을따라세월이간다

나는지금어디쯤의세월을가고있는것일까

오십짝으로늙어버린낯선중년이앉았는풍경

무엇으로살아낸오십평생일꺼나

가끔씩졸린듯한역무원의안내방송

지금지나는저간이역쯤에나는쉬어지나가리니..

마지막종착역에서내려

구름이한가로운의림지에마음을맡겨놓고

안해와동동주두어사발에대취하다

명경같이한갓된마음되어

어릿어릿돌아가던며칠여의바쁨에서놓여나다

가끔씩일상에서벗어나이렇게턱괴고한나절을

나의정체성을찾아머물어볼일이다

아름다운호수같은마음으로

노를저어저작은섬안에앉아눈을감아볼일이다

세월이지나가는풍경

나는지금어디쯤가고있는것일까

절기를읽어손으로짚어가며살일이다

더러는호숫가에앉아이태리풍커피잔을매만지며

더러는결혼식을마치고신부의웨딩드레스를여며주며

더러는싸이클을타고지나가며

더러는낮술에비틀거리며

그들나름의세월이간다

명징한마음안으로드는

명경같은호수

갈바람에파르르~

물속의애기구름을떠밀고지나가는세월

세월의더깨를얹고호숫가를지키고섯는노송

나는

어느세월을어깨에얹어살아왔을꼬?

버드나무를지나가는한가한구름

柳雲

柳雲이라는호를내게지어주신스승님

그이름자를하며살아온세월이었을까?

안해가부르는나직한노랫소리

그노랫말처럼

남몰래서러운세월은가고…

공중전화부스에서그리운사람에게

안부를묻는젊은처자

전화기저편에궁금한안부가그리운날

내가그들을못잊어그리워하듯

그들도나를그리워하며살까?

처마밑으로흐르는세월

천리장천으로멀어지는

그리움한자락

저녁빛으로사위어지는…

이제는가고없는

내기진한발자취

저기저한가한시골길을걸어가면

내그리움들을만날수가있을까?

덜컹거리며가던세월의종착역을알리는안내방송에

잠시술렁거리는객차

고요히思念에들던마음에파문이일다

그러고도한참을지나가는여분의세월

아쉬운듯빠르게지나가는차창가풍경을

무연히바라보는안해의표정에서

나는무엇을미안해해야할까

나란히손을잡고달려온세월

그세월에저녁빛산그늘이드리우고

황혼녘에어깨동무로걸어갈멀고먼길

서로가등기대어걸어갈부부로써의여생

이제쯤사넉넉하고도아름다운먼길이려니…

기차역플렛홈에서내려

멀리에산그림자진저녁산을바라보며

개찰을하고나오는여행객들틈에섞여

낮은한숨을쉬어보는데…

기적을울리며멀어지는기차소리

나를태우고먼길을돌아온세월이멀어지는소리

저녁빛만덩그마니남은음성역으로다시돌아와

짧은여행긴이야기를쓰는데..

녹슬은기찻길에누운

느릿한세월이

함께하자고나를잡는다

모두가떠나고아무도없는

텅빈역사한켠의

저녁빛으로쓸쓸한풍경

간이역

간이의자

그리고

간이같은우리네인생

기차여행을끝내고돌아서는발길이

아쉽디아쉬웠다

西山日落

우리네인생살이가저와같음에야

다시금기차역사마당가에세워두었던백마를갈아타고

노모기다리시는고향집으로급히달려가는데

산모퉁이마다에서리는

황혼의저녁안개

저녁안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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