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달

가을이라고

달이밝았던밤.

베란다소청마루까지

달빛이

깊숙히비춰들던밤.

달이

저혼자

공허한밤하늘중천에서대책없이

휘엉토록밝았던밤.

술잔에달을채워

달과대작을하는데

자꾸불빛들이흔들렸습니다.

가을이라고

불야성마져도

대책없이흔들렸습니다.

가을이라고

창문마다에

불빛이가까운데

어느집처마아래에

쓸쓸한영혼하나.

가을밤이

잠들어잠들어

가뭇없이

깊어만갔습니다.

흐릿한취기에흔들리는

밤풍경들이

둘이되었다가

셋이되었다가

또다시

부릅뜬시야에서

하나가되곤했습니다.

가을이라고

가로등불빛아래

가로수들도

시름시름여위어만갔습니다.

달무리뿌옇게둥글어가는

달그늘에

희뿌옇게다가서는

마음달.

가을이라고

높디높은虛空中天으로

마음달이

저혼자

밝았습니다.

가을이라고

달이휘엉청밝았던밤.

술잔에

달빛을담아

쓸쓸한달무리만마셨습니다.

허공중으로흩어지는

마음달을마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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