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詩語
내가미리가너를기다리는동안
다가오는모든발자국은
내가슴에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나뭇잎하나도다내게온다
기다려본적이있는사람은안다.
세상에서기다리는일처럼가슴애리는일있을까
네가오기로한그자리,내가미리와있는이곳에서
문을열고들어오는모든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너일것이었다가
다시문이닫힌다
사랑하는이여,
오지않는너를기다리며
마침내나는너에게간다
아주먼데서나는너에게가고
아주오랜세월을다하여너는지금오고있다
아주먼데서지금도천천히오고있는너를…
너를기다리는동안나도가고있다
남들이열고들어오는문을통해
내가슴에쿵쿵거리는모든발자국따라
너를기다리는동안나는너에게가고있다.
서러운노을빛으로익어가는
내마음사랑의열매가달린나무는!
이것이제대로벋을데는저승밖에없는것같고
그거도내생각하던사람의등뒤로벋어가서
그사람의머리위에서나마지막으로휘드려질까본데,
그러나그사람이
그사람의안마당에심고싶던
느껴운열매가될는지몰라!
새로말하면그열매빛깔이
전생의내전(모든)설움이요전소망인것을
알아내기는알아낼는지몰라!
아니,그사람도이세상을
설움으로살았던지어쨌던지
그것을몰라,그것을몰라!
날과씨로만나서
하나의꿈을엮을수만있다면
우리들의꿈이만나
한폭의비단이된다면
나는기다리리,추운길목에서
오랜침묵과외로움끝에
한슬픔이다른슬픔에게손을주고
한그리움이다른그리움의
그윽한눈을들여다볼때
어느겨울인들
우리들의사랑을춥게하리
외롭고긴기다림끝에
어느날당신과내가만나
하나의꿈을엮을수만있다면
오죽하면비로자나불이손가락에매달려앉아있겠느냐
기다리다가죽어버려라
오죽하면아미타불이모가지를베어서베게로삼겠느냐
새벽이지나도록
마지(摩旨)를올리는쇠종소리는울리지않는데
나는부석사당간지주앞에평생을앉아
그대에게밥한그릇올리지못하고
눈물속에절하나지었다부수네
하늘나는돌위에절하나짓네
그대가일하는전부를보려고구석에앉았을때
어디론가떠나가는기적소리들려오고
내가들어온것도모르는채푸른호수끌어
정수기에물담는데열중인그대
그대그림자가지나간땅마저사랑한다고
술취한고백을하던그날밤처럼
그냥웃으면서밥을놓고분주히뒤돌아서는그대
아침,뒤주에서쌀한바가지퍼나오시던
어머니처럼아름답다는생각을하며
나는마치밥먹으러온사람처럼밥을먹습니다
나는마치밥먹으러온사람처럼밥을먹고나옵니다
눈의흰손이우리의잠을어루만지고
우리가꽃잎처럼포개져
따뜻한땅속을떠돌동안엔
봄이오고너는갔다.
라일락꽃이귀신처럼피어나고
먼곳에서도너는웃지않았다.
자주너의눈빛이셀로판지구겨지는소리를냈고
너의목소리가쇠꼬챙이처럼나를찔렀고
그래,나는소리없이오래찔렸다.
찔린몸으로지렁이처럼기어서라도,
가고싶다네가있는곳으로,
너의따뜻한불빛안으로숨어들어가
다시한번최후로찔리면서
한없이오래죽고싶다.
그리고지금,주인없는해진신발마냥
내가빈벌판을헤맬때
청파동을기억하는가
우리가꽃잎처럼포개져
눈덮인꿈속을떠돌던
몇세기전의겨울을,
사랑이란이멍청한명사에
기를썼다.그리고
이동어반복이이시대의후렴이라는사실을
알았을때까지도나는
이멍청한후렴에매달렸다.
나뭇잎나무에매달리듯당나귀
고삐에매달리듯
매달린건나지만,결과는
비참했다사랑도꿈도.
그러나즐거워하라.
이동어반복이이시대의유행가라는
사실은이시대의
기교가하느님임을말하고,이시대의
아들딸이아직도인간임을말한다.
이시대에가장아름다운기교,나의하느님인기교여.
별하나가나를내려다본다.
이렇게많은사람중에서
그별하나를쳐다본다.
밤이깊을수록
별은밝음속에사라지고
나는어둠속에사라진다.
이렇게정다운
너하나나하나는
어디서무엇이되어
다시만나랴.
나를불러손잡게하라
큰기쁨과조용한갈망이
그대있음에
내마음에자라거늘
오,그리움이여
그대있음에내가있네
나를불러손잡게해
그대의사랑문을열때
내가있어그빛에살게해
사는것의외롭고고단함
그대있음에
사람의뜻을배우니
오,그리움이여
그대있음에내가있네
나를불러그빛에살게해
붉은피가오래참았다는듯
세상의푸른동맥속으로뚝뚝흘러내렸다
잘되었다
며칠그상처와놀겠다
일회용밴드를묶다다시풀고상처를혀로쓰다듬고
딱지를떼어다시덧나게하고
군것질하듯야금야금상처를화나게하겠다
그래그렇게사랑하면열흘은거뜬히지나가겠다
피흘리는사랑도며칠은잘나가겠다
내몸에그런흉터많아
상처가지고노는일로늙어버려
고질병류마티스손가락통증도심해
오늘밤그통증과엎치락뒤치락뒹굴겠다
연인몫을하겠다
입술꼭꼭물어뜯어
내사랑의입툭터지고허물어져
누가봐도나열애에빠졌다고말하겠다
작살나겠다.
진실로진실로내가그대를사랑하는까닭은내나의사랑을한없이잇닿은그기다림으로바꾸어버린데있었다.밤이들면서골짜기엔눈이퍼붓기시작했다.내사랑도어디쯤에선반드시그칠것을믿는다.다만그때내기다림의자세를생각하는것뿐이다.그동안에눈이그치고꽃이피어나고낙엽이떨어지고또눈이퍼붓고할것을믿는다.
늦고헐한저녁이옵니다.
낯선바람이부는거리는미끄럽습니다.
사랑하는사람이여,당신이맞은편골목에서
문득나를알아볼때까지
나는정처없습니다.
사방에서새소리번쩍이며흘러내리고
어두워가며몸뒤트는풀밭,
당신을부르는내목소리
키큰미루나무사이로잎잎이춤춥니다.
아름다운나타샤를사랑해서
오늘밤은푹푹눈이나린다
나타샤를사랑은하고
눈은푹푹날리고
나는혼자쓸쓸히앉어소주를마신다
소주를마시며생각한다
나타샤와나는
눈이푹푹쌓이는밤흰당나귀타고
산골로가자출출이우는깊은산골로가마가리에살자
눈은푹푹나리고
나는나타샤를생각하고
나타샤가아니올리없다
언제벌써내속에고조곤히와이야기한다
산골로가는것은세상한테지는것이아니다
세상같은건더러워버리는것이다
눈은푹푹나리고
아름다운나타샤는나를사랑하고
어데서흰당나귀도오늘밤이좋아서응앙응앙울을것이다
너와헤어져돌아오는
눈쌓인골목길에새파랗게달빛이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해서두려움이없겠는가.
두점을치는소리
방범대원의호각소리,메밀묵사려소리에
눈을뜨면멀리육중한기계굴러가는소리.
가난하다고해서그리움을버렸겠는가.
어머님보고싶소수없이뇌어보지만
집뒤감나무에까치밥으로하나남았을
새빨간감바람소리도그려보지만.
가난하다고해서사랑을모르겠는가.
내볼에와닿던네입술의뜨거움
사랑한다고사랑한다고속삭이던네숨결
돌아서는내등뒤에터지던네울음
가난하다고해서왜모르겠는가.
가난하기때문에이것들을
이모든것들을버려야한다는것을
누군가는내게돈을대주고
누군가는내게입술을대주고
누군가는내게어깨를대주고
대준다는것,그것은
무작정내전부를들이밀며
무주공산떨고있는너의가지끝을어루만져
더높은곳으로너를올려준다는것
혈혈단신땅에묻힌너의뿌리끝을일깨우며
배를대고내려앉아너를기다려준다는것
논에물을대주듯
상처에눈물을대주듯
끝모를바닥에밑을대주듯
한생을뿌리고거두어
벌린입에
거룩한밥이되어준다는것,그것은
사랑한다는말대신
세찬여울물차고오르는
은피라미떼보아라
산란기맞아
얼마나좋으면
혼인색으로몸단장까지하고서
좀더맑고푸른상류로
발딱발딱배뒤집어차고오르는
저날씬한은백의유탄에
봄햇발튀는구나
오호,흐린세월의늪헤쳐
깨끗한사랑하나닦아세울
날랜연인아연인들아
는것이많이더욱따뜻한아랫목은평강공주의꽃밭색색
의꽃씨를모으던흰봉투한무더기산동네의맵찬바람에
떨며흩날리지만봉할수없는내용들이밤이면비에젖어
울지만이제나는산동네의인정에곱게물든한그루대추
나무밤마다서로의허물을해진사랑을꿰맨다
……가끔……전기가……나가도……좋았다……우리는……
새볔녘우리낮은창문가엔달빛이언채로걸려있거나
별두서넛이다투어빛나고있었다전등의촉수를더낮추
어도좋았을우리의사랑방에서꽃씨봉지랑청색도포랑
한땀한땀땀흘려깁고있지만우리사랑살아서앞마당대
추나무에뜨겁게열리지만장안의앉은뱅이저울은꿈쩍도
않는다오직혼수며가문이며비단금침만뒤우뚱거릴뿐
공주의애틋한사랑은서울의산일번지에떠도는옛날이
야기그대사랑할온달이없으므로더더욱
그녀의맨발을어루만져주고싶다.
홍조가도는그녀의맨발,
실뱀이호수를건너듯간질여주고싶다.
날개를접고호수위에떠있는오리떼.
맷돌보다무겁게가라앉는저녁해.
우리는풀밭에앉아있다.
산너머로뒤늦게날아온한떼의오리들이
붉게물든날개를호수에처박았다.
들풀보다낮게흔들리는그녀의맨발,
두다리를맞부딪히면
새처럼날아갈것같기만한.
해가지는속도보다빨리
어둠이깔리는풀밭.
벗은맨발을하늘에띄우고흔들리는흰풀꽃들,
나는가만히어둠속에서날개를퍼득여
오리처럼한번날아보고싶다.
뒤뚱거리며쫓아가는못난오리,
오래전에
나는그녀의눈속에
힘겹게떠있었으나.
힘없는책갈피는이종이를떨어뜨리리
그때내마음은너무나많은공장을세웠으니
어리석게도그토록기록할것이많았구나
구름밑을천천히쏘다니는개처럼
지칠줄모르고공중에서머뭇거렸구나
나가진것탄식밖에없어
저녁거리마다물끄러미청춘을세워두고
살아온날들을신기하게세어보았으니
그누구도나를두려워하지않았으니
내희망의내용은질투뿐이었구나
그리하여나는우선여기에짧은글을남겨둔다
나의생은미친듯이사랑을찾아헤매었으나
단한번도스스로를사랑하지않았노라
나도맑은사람이되어
그대에게가고싶다
그대보고싶은마음때문에
밤새퍼부어대던눈발이그치고
오늘은하늘도맨처음인듯열리는날
나도금방헹구어낸햇살이되어
그대에게가고싶다
그대창가에오랜만에볕이들거든
긴밤어둠속에서캄캄하게띄워보낸
내그리움으로여겨다오
사랑에빠진사람보다더행복한사람은
그리움하나로무장무장
가슴이타는사람아니냐
진정내가그대를생각하는만큼
새날이밝아오고
진정내가그대가까이다가가는만큼
이세상이아름다워질수있다면
그리하여마침내그대와내가
하나되어우리라고이름부를수있는
그날이온다면
봄이올때까지는저들에쌓인눈이
우리를덮어줄따뜻한이불이라는것도
나는잊지않으리
사랑이란
또다른길을찾아두리번거리지않고
그리고혼자서는가지않는것
지치고상처입고구멍난삶을버리고
그대에게가고싶다
우리가함께만들어야할신천지
우리가더불어세워야할나라
사시사철푸른풀밭으로불러다오
나도한마리튼튼한착한양이되어
그대에게가고싶다
돌아갈곳이있겠지요
당신이라고
돌아갈곳이없겠어요
구멍숭숭뚫린
담벼락을더듬으며
몰래울고있는당신,머리채잡힌야자수처럼
엉엉울고있는당신
섬속에숨은당신
섬밖으로떠도는당신
울지마세요
가도가도서쪽인당신
당신이라고
돌아갈곳이없겠어요
내몸엔가시가돋아난다
머리끝에서발끝까지은빛가시가돋아나
나를찌르고내가껴안는사람을찌른다
가시돋힌혀로사랑하는이의얼굴을핥고
가시돋힌손으로부드럽게가슴을쓰다듬는것은
그녀의온몸에피의문신을새기는일
가시에둘러싸인나는움직일수도말할수도없이
다만죽이며죽어간다
이참혹한사랑속에서
사랑의외침속에서내몸의가시는단련되고
가시끝에맺힌핏방울은더욱선연해진다
무성하게자라나는저반란의가시들
목마른입을기울여샘을찾을때
가시는더욱예리해진다가시가사랑하는이의
살갗을찢고끝내그녀의심장을꿰뚫을때
거세게폭발하는태양의흑점들
사랑이끝나갈무렵
가시는조금씩시들어간다저무는몸
저무는의식속에아스라한흔적만남긴채
가시는사라져없어진다
가시하나없는몸에옷을걸치고
나는어둠에잠긴사원을향해떠난다
이제가시돋친말들이
몸대신밤거리를휩쓸것이다
깊다못해수차례스치고부딪힌한두자리는아예음합니다
맥없이부딪혔다속상한마음이나챙겨돌아가는괜한일들의징표입니다
나는그벽뒤에살았습니다
잠시라믿고도살고오래라믿고도살았습니다
굳을만하면받치고굳을만하면받치는등뒤의일이내소관이아니란걸비로소알게됐을때
마음의뼈는금이가고천정마저헐었는데문득처음처럼심장은뛰고
내가그대에게하는말은다건네지못한후략의말
그제는하얀앵두꽃이와내곁에서지고
오늘은왕버들이한이랑한이랑의새잎을들고푸르게공중을흔들어보였네
단골술집에와오늘우연히시렁에쌓인베개들을올려보았네
연지처럼붉은실로꼼꼼하게바느질해놓은百年이라는글씨
저百年을함께베고살다간사랑은누구였을까
병이오고,끙끙앓고,붉은알몸으로도뜨겁게껴안자던百年
등을대고나란히눕던,당신의등을쓰다듬던그百年이라는말
강물처럼누워서로서로흘러가자던百年이라는말
와병중인당신을두고어두운술집에와하루를울었네
아버지와오빠사이의촌수쯤되는남자
내게잠못이루는연애가생기면
제일먼저의논하고물어보고싶다가도
아차,다되어도이것만은안되지하고
돌아누워버리는
세상에서제일가깝고제일먼남자
이무슨원수인가싶을때도있지만
지구를다돌아다녀도
내가낳은새끼들을제일로사랑하는남자는
이남자일것같아
다시금오늘도저녁을짓는다
그러고보니밥을나와함께
가장많이먹는남자
전쟁을가장많이가르쳐준남자
대부도와제부도사이
그거리만큼이면되지않겠나
손뻗으면닿을듯,그러나
닿지않고눈에삼삼한
사랑하는사람과의깊이말인가?
제부도와대부도사이
가득채운바다의깊이만큼이면되지않겠나?
그리움만조로가득출렁거리는
간조뒤에오는상봉의길개화처럼열리는
사랑하는사람과의만남말인가?이별말인가?
하루에두번이나되지않겠나
아주섭섭지는않게아주물리지는않게
자주서럽고자주기쁜것
그것은사랑하는이의자랑스러운변덕이라네
이밤이너무신나고근사해요
내마음에도생전처음보는
환한달이떠오르고
산아래작은마을이그려집니다
간절한이그리움들을,
사무쳐오는이연정들을
달빛에실어
당신께보냅니다
세상에,
강변에달빛이곱다고
전화를다주시다니요
흐르는물어디쯤눈부시게부서지는소리
문득들려옵니다
씨앗을품고공들여보살피면
언젠가싹이돋는사랑은야채같은것
그래서그녀는그도야채를먹기를원했다
식탁가득야채를차렸다
그러나그는언제나오이만먹었다
그래사랑은야채중에서도오이같은것
그녀는그렇게생각했다
그는야채뿐인식탁에불만을가졌다
그녀는할수없이고기를올렸다
그래사랑은오이같기도하고고기같기도한것
그녀는그렇게생각했다
그녀의식탁엔점점더많은종류의음식이올라왔고
그는그모든것을맛있게먹었다
결국그녀는그렇게생각했다
그래사랑은그가먹는모든것
사랑일지도모른다,생각했지만
네몸이손에닿는순간
그것이두려움때문이라는걸알았다
너는다마른샘바닥에누운물고기처럼*
힘겹게파닥거리고있었다,나는
얼어죽지않기위해몸을비벼야하는것처럼
너를적시기위해자꾸만침을뱉었다
네비늘이어둠속에서잠시빛났다
그러나내두려움을네가알았을리없다
밖이조금씩밝아오는것이,빛이물처럼
흘러들어어둠을적셔버리는것이두려웠던나는
자꾸만침을뱉었다,네시든비늘위에.
아주오랜뒤에나는낡은밥상위에놓여진마른황어들을보았다
황어를본것은그때가처음이었지만나는너를한눈에알아보았다.
그황어는겨울밤남대천상류의얼음위에앉아잡은것이라한다.
그러나지느러미는꺾이고그빛나던눈도비늘도다시들어버렸다.
낡은밥상위에서겨울햇살을받고있는마른황어들은말이없다.
어느집좁은처마아래서비를그어보라,파문
부재와부재사이에서당신발목아래피어나는
작은동그라미를바라보라
당신이걸어온동그란행복안에서
당신은늘오른쪽아니면왼쪽이젖었을것인데
그사람은당신과늘반대편세상이젖었을것인데
이제빗살이당신과그사람사이에
어떤간격을만들어놓았는지궁금하다면
어느집처마아래서보라
동그라미와동그라미사이에촘촘히꽂히는
저부재에주파수를맞춰보라
그러면당신은오래된라디오처럼잡음이많은
그사람의목소리를들을수있을것이다,파문
지금곁에있으면얼마나좋을까,하고
떠오르는얼굴이있다면그대는
사랑하고있는것이다.
그윽한풍경이나
제대로맛을낸음식앞에서
아무도생각하지않는사람
그사람은정말강하거나
아니면진짜외로운사람이다.
종소리를더멀리내보내기위하여종은더아파야한다.
처음엔그냥귓밥구르는소리인줄알았다
고추씨같은귀울음소리,
누군가내몸안에서울고있었다
부질없는일이야,잘래잘래
고개저을때마다고추씨같은귀울음소리,
마르면서젖어가는울음소리가명명하게들려왔다
고추는매운물을죄빼내어도맵듯
마른눈물로얼룩진그녀도나도맵게우는밤이었다
나는거울앞에앉아한쪽눈썹을밀면서그눈썹자리에초승달이돋을때쯤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