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지

기억저편으로

멀찌기물러앉으신아부지

유년의한귀퉁이에도

존재하지않으신아부지

이저녁불현듯다가오셨듯

그렇게또

불현듯기억의뒤안길로

멀찌기멀어지실아부지

이제

아부지의나이쯤에서

당신의心中을헤아려봅니다

스무살에낳으셔서

함께세월의나이를세아리셨던큰딸

이렇게달이휘엉한밤에

그큰딸과고향앞저수지에

밤배를띄워놓고노를저으시며

부르셨던옛노래

그큰딸이

초로의육십중반으로늙어가는세월입니다

船上에서과년한딸자식과

달빛아래노를저어저으시며

흘러간세월을노래하셨을..

지나간로맨스를노래하셨을..

한서린젊은날을노래하셨을..

그노래귀에가까웠다가

저만치멀어져가는저녁

이저녁..

지천명이셨던아부지의心中으로

나또한

지천명이되어서야

고요한마음으로

당신께다가앉으려니..

생전에그리도좋아하셨던

동동주에취하여

당신을그리워할까유?

당신생전에골초이셨던

담배라도피우면서

희뿌연연기속

당신을그리워할까유

……

기억저편으로

멀찌기물러앉으셔서는

오랜세월잊고살아왔던아부지

유년의한귀퉁이

그어디에도

존재하지않으셨던아부지

이저녁..

불현듯다가오셨듯

그렇게또

불현듯기억의뒤안길로

멀찌기멀어지실

아부지란이름의당신

이제

아부지의나이쯤에서

나직나직아부지를불러봅니다

아부지..

아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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