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꼽동무

이저녁유년의뜨락에서
흙으로집도짓고
밥도짓고
뒷집정애가색시하면
신랑인나는장에다녀오느라뒷곁으로해서
바깥사랑채를돌아답사리아래
병아리들이랑놀다가
으쓰대며마당으로나가면
풀로만든반찬과모래로지은밥이
고봉으로담겨있던사금파리그릇.

거기에돌로찧어반찬을더만들어주는나어린색시에게
손놀림이하예뻐나중에진짜로장가가고팠던정애가생각납니다.

몸에서인내인가뭐신가가난다고
남루하게생긴신랑에게시집을가더니
시방껏고생고생산다는소식이
가끔씩바람결에묻어오곤합니다.

그유년의소꼽살림이얼마나풍성했는지
다시금그꺼치때끼위에밥상을받았으면
참좋겠습니다.

봄이면아지랑이가물거리던마당에서
여름이면뙤약볕을피해헛간으로들어가서
가을이면바깥마당한길까지내다보이는대문께에서
겨울이면윗방고구마동가리옆에서
소꼽놀이하던초동친구가그리워지는저녁.

갑자기할무니가보고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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