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어머니,
이가을을그냥이야보낼수가없어
불현듯하게모시고단풍구경을떠났습니다.
에미하구애비하구오봇하니
그렇게떠나는단풍여행에서
이단풍이당신의여생에서
몇번이나더있어줄것인가를생각했습니다.
불정면이라는낯선면소재지의
낯설고외진강가를찾아가
늦단풍으로저물어가는풍경속에서
갈대핀강둑의늦가을을바라봤습니다.
옛날식왜정때건축물들이아직도남아
오십년세월저편의분위기를자아내는
작은면소재지한켠에다차를세우고
따끈한캔커피를마셨습니다.
차창밖의풍경들이아뜩했습니다.
정신을놓치고살아가시는그세월속에
무엇이존재하고
무엇이잊혀졌나요.
자꾸만달아나는기억을붙잡아보려고
헛웃음만지으시는날들이
얼마나야속하신가요.
어머니의고단했던세월을
어찌차마잊으시오리만…
날로천진해지시는당신얼굴표정을
물끄러미건너다보는
이아들된맴은어쩐지나아시나요?
이제쯤에는모두를놓아봅시다.
고초당초보다맵다는젊으셨을적의시집살이도
아부지께향한야속한세월도
자꾸만정신을놓치고살아가면서
아직도놓지를못하는옛기억들.
저기저낙엽지는고목나무가낙엽으로
가지에매단잎들을떨구듯
이제는그렇게恨시절을놓아줍시다.
어느날문득
어머니께로향한불효막심함을깨닭고
뼈져리게아픈마음으로
어머니무릎앞에꿇어앉아눈물짓던
이못나빠진자식의마음을
당신은아시기나하시는가요?
어머니,
가을이저렇게간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