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똥

어머니가똥을싸셨다.

안해가붓글씨서당에서학우들과점심식사를한다는전화를받고

집으로올라가니막화장실로가시는어머니.

바짓단이축축허니몸베바지밑단에똥이한짐이시다.

순간당혹스러워현관에서주춤히서서바라보니

당신도당황스럽기는마찬가지인지변기뚜껑도못내리시고

주저물러앉으시니엉덩이가변기에빠지실지경이다.

달려가일으켜드리며보니소곳쟁이지폐만챙기신다.

옷을벗겨드리려니자식인데도불구하고

부끄러우신지자꾸손으로잡아추기신다.

순간나도벗어야겠다는생각을했다.

넥타이를풀고셔츠를벗었는데도허락치않으신다.

어머니를벗겨드리려면나도벗어야할상황이다.

망설일경황도없이엄니앞에서훌훌벗어버렸다.

바지를벗고팬티바람이돼서야비로소허락을하신다.

바지를벗겨서속옷과둘둘말아구석에놓여있는

대야에담궈놓고편히용변을보시도록기다렸다.

한숨만쉬시는어머니.

나도따라함숨만나온다.

안해에게서전화가온다.

모르는척편하게식사맛나게하고오라고하고나니

변기에서가까스로일어나시며욕조로들어가셔서앉으신다.

비쩍마르시고여윈어머니의몸.

쭈그렁한젖가슴.

욕탕안수증기때문인지갑자기눈앞이뿌여진다.

이마에서인지물방울이콧등을타고흘러내린다.

"미안해허덜마셔유."

"내가죽어야하는데.."

목욕탕뒷정리까지마치니한시간이훌쩍넘어갔다.

침대에널부러져누웠는데안해가돌아왔다.

"여보미안해요."

"아무일도아녀."

내가출근하고나면이모든일들이안해가치뤄냈을터.

오히려안해에게고맙고미안하다.

나는기껏어머니똥한번치워드렸음에

당신은내똥기저귀를삼백예순날삼백예순번은

코로킁,킁,맡아가시며건강하게자라달라고

웃으면서닦아주셨을터.

어머니,

애비가좀전에코를찡그려서미안쿠먼유?

엄니똥하낫뚜안쿠려유.

글구지숭혀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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