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겨울 수박

시골에내려와살면서

서울살이에서는느끼지못하는

살가운인정들을만나곤한다.

일전에지인으로부터

수박을가져가라는연락을받고가보니

비닐하우스에서겨울수박을막출하하고

우리내외를부른것이다.

차뒷트렁크가넘치도록실어주는인심에

고얀히미안스럽고고마웠다.

안해가게에오시는손님들에게

입가심써비스로한쪽씩나눠줄요량으로

감사한마음으로싣고와보니

족히열댓덩어리는됐다.

여름수박과는달리속이단단하게알차서

싱싱한당도는상상을초월하였다.

여름같이냉장고에보관치않아도

며칠은거뜬하다는쥔장의자랑같이

겨울수박의맛은

생각이상의훌륭한미각으로

밤마다내간식이돼주었다.

안해가수박을반으로쪼개서냉장고에넣었다.

평소주방이나냉장고에별관심이없었는데

요즘며칠은수시로들락거린다.

순전히그노무기맥힌수박맛때문이다.

그것을엄니와내가번체로드나들며야금야금

꿀단지에숫가락꽂아꿀을퍼먹듯한다.

엄니께서낮에드시다가숫가락을꽂아두면

퇴근하여입이궁금해지면

엄니드시던그숫가락그대로내가먹곤하는데

갈증해소는물론하고입안과머릿속까지

깔끔하게개운해진다.

컴터를하면서

책을읽으며

음악을들으며

바닥까지벅,벅,긁어서먹다보니

저렇게군대훈련소시절에쓰던알철모가됐다.

허면

내일아침안해는저알철모에다

씽크대음식물을알뜰하게담아내가는데

그야말로훌륭한친환경재활용품이된다.

계절이한참지난뒤에먹는수박맛.

"니들이겨울에먹는수박맛을알어?"라고

한때시중에희자되던광고카피를표절하고싶다.

요즘순전히안해德에

엄니와내입맛이호강을한다.

내사무실의경비아저씨들과

경로당어르신들께도귀한수박들을나눠드리니

그인심에서또싹이나서

서리태검정콩이돼서돌아오고

엄니간식용바나나가돼서돌아오고

경로당할머니들의정성이고소한

김치부침개가돼서돌아온다.

그것을사무실내방객들이포식을하니

인심에인심을낳아인심으로또훈훈해진다.

시골살이에서얻어지는이후덕한인심들이

사람으로써사람다웁게살아가는

진짜배기행복이려니…

사람은무엇으로사는가.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