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가살다가
먼여행길이그리워지곤합니다.
안해와해마다다녀오는
순천만이갑자기그리웠습니다.
그갈대밭이가고싶다고
안해는몇날을뇌까렸습니다.
갈대밭이보이는창가에앉아
따순캔커피를손으로거머쥐고앉아
긴여정의旅愁를이야기했습니다.
눈부시게빛나는갈대밭을거닐면서
초겨울바람을이야기하고
하늘을날아가는쇠기러기에게잘가라는인사를했습니다.
어디로날아넘어가는지요.
날아갈하늘길에
무서리는내리지않았는지
북에서불어오는찬바람에
길을잃지는않으려는지…
하늘을가는쇠기러기같이
사람에게도길이있습니다.
길위에서흔들리는갈대.
어느시인의쓸쓸한싯귀같이
흔들리지않고가는生이어디있겠습니까.
삶은쓸쓸한뒤안길을서성이는것이아니던지요.
흔들리는갈대밭에서잠시길을잃고
갈대에걸려넘어지기도하고
뻘흙에양쪽발이빠져허우적거리다가
문득하늘을날아가는철새무리에길을가늠잡아
앞으로나아가는것이아니던지요.
길이끝날것만같았던길에도
또다시길이연하여걸어갑니다.
어떤날에는
바람소리를따라
어느날에는
갈대소리를따라
어느한날은
기러기소리를따라
그렇게가는것이生이아니던지요.
휘돌아휘돌아서온
먼길을돌아봅니다.
갈대밭이눈부셔서눈물이날지경입니다.
지나온길이
가슴안에서아름아름합니다.
갈대밭에서날이저물었습니다.
저쓸쓸한갈대숲에서
누군가부르는소리가들립니다.
멀리에서들려오는환청.
이제사
갈대밭에서벗어나
저녁길에서섰습니다.
저쓸쓸한저녁빛과함께사위어가는소리.
저녁바람부는
갈대숲에서들려오는
환청이었습니다.
저녁빛쓸쓸한
뒤안길을걸어갑니다.
살다가살다가
때로는
멀리에서부터지나온
긴여정이그리워지곤합니다.
계절이지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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