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역

천장높은간이역대합실
긴나무의자에앉아
먼겨울산을바라보며
기다리는사람하나없이
누군가를기다린다

23:47분상행열차는오지않고
텅빈간이역대합실에서
아직도멀리에있는기다림에게
가느다란한숨을토해본다

눈쌓인고요한간이역
끝없는철로위평행선을따라
침목을한개씩밟아가다가
그리운이름하나를
살그머니놓아둔다

희뿌연가로등이하나씩켜지면서
대합실창밖전나무에서
후드득,쏟아져내리는눈

……

아직도멀리에있는기다림에게
가느다란한숨을토해본다

간이역외딴가로등아래
또다시함박눈은쏟아지고
기다리는사람하나없이
누군가를기다려본다.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