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오랜만에국립국악원으로나들이하여

귀씻이를하다.

오래잊고살았던우리의소리에안겨들어선경에둥둥헤매이다가

문득눈을뜨니사바세계.

돌아오는밤길고속도로어둔하늘로휘날리는눈발.

차창으로의亂舞.

밤길을혼자가는일은참으로쓸쓸한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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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허,

바람은지동치듯불고궂인비는붓드시온다.

눈정에거룬님을오늘밤서로만나자허고

판첩처서맹서받았더니

이風雨中에제어이오리.

진실로오기곧오량이면緣分인가하노라.

나무도바히돌도없는메에

매게휘쫓긴가톨의안과

대천바다한가운데일천석실은배에

노도잃고닷도끊고용총도걷고키도빠지고

바람불어물결치고안개뒤석겨자자진날에

갈길은천리만리남고사면이검어

어득저뭇천지적막가치놀떴는데

수적만난도사공의안과

엊그제임이여나의안이사

엇다가가를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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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치앞을내다볼수없는밤길에서

도로상휴게소에잠시차를정차하고

우면당을나오며가져온안내冊을들여다보다.

[강호에병이깊어죽림에누웠더니…]

송강정철이관동별곡에서읊었다는싯구한소절을읊조리다.

슬픔에파묻히면죽음으로끝이나지만

그슬픔을딛고일어나면다시태어남의길이열린다고…

님이여편지전치말고

당신이제오되어

남이남의일을못일과저하려마는

남하여저한편지니일동말동하여라.

다시금귓전으로다가서는소리.

계면조여창편수대엽.

카랑카랑높다란다락을올랐다가

먼바다로나아가는가녀린소리가락.

그리움이란대저무엇이관데

이마음이리도

천리장천을헤메이게한다더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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