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편지

오늘이처남진료하는날이오.

마음이무거운이런날

당신은또다른이웃사람의병상을찾아

보리밥이먹고싶다는환자를위하는마음하나로

꽁보리밥을지어고명등속을만들어가서

병상의지친입맛을돋구어주려고

지금쯤진천병원으로달려가고있을것이오.

당신의아름다운심성으로인하여

분명좋은결과가있어줄것을믿으오.

살아가면서곡절을겪지않고살아가는生이

어디그리흔하겠소.

작고큰산을함께넘어가면서

고갯마루쯤에서다리도쉬어가면서

우리보다는이웃을더배려하면서

그리살아봅시다.

그러기위해서는열심을다해살아갑시다

정성으로기도하고

따순眞心으로지금같이만살아갑시다.

어려움에서오도가도못하는

내친구들과

주위친척과

내이웃들의

깊고깊은고통을

아무런계산된마음없이

그렇게힘이되어살아갑시다.

혹여베품이원망이되어돌아오더라도속상해하지말고

어쩌다칭찬이건너와도그냥무덤덤하니

그리살아갑시다.

살아도살아도짧디짧은生

한세상그리살아갑시다.

지난한해당신으로인하여행복했소

새해에도스스로행복을지으면서살아갑시다.

오늘처남의병명이오진으로판명나

어여당신마음이평상심으로돌아와

당신특유의해맑간미소로

지금같이살아온안온한날들속에

우리함께합시다그려.

내고향땅인시골로의귀향.

많은것을내게베풀어준내고향에게무언가갚음을하고싶소.

그리고내큰스승인저논과밭

산잔등이의대자연.

저자연속에서자연스럽게살아가는방법을깨우쳐주는

이시골생활에서자연인으로살아기를..

겸허한마음으로배우고또배워갈것이외다.

혼돈과방황의뒤안길에서서성이며

멀고먼길을돌고돌아서

이제쯤의당신과나로귀결되어진세월.

마르틴부버의[인간의길]을

새삼재삼가슴속에쟁여가며살아갑시다그려.

-너는네세상어디에있느냐?너에게주어진몇몇해가지나고

몇몇날이지났는데너는네세상어디쯤에와있느냐?-

이제쯤에..

먼길새벽길을돋아달려올당신을기다리오.

그대어디메쯤오시는고?

사랑하오.

참좋은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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