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바다 (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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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바다…가끔씩별이나달이있는밤이면섬아래벼랑에서는
하얀포말과함께야광체를발하며밤바다의파도가번쩍이며
슬기를하곤했다.그고요함속의일정한해조음에다시
젖고싶다.그섬에다시가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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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중대본부는창문을열면항상바닷물소리가들리오는섬
이바라다뵈는언덕배기위에얕으막히자리잡고있었다.그
곳헬리포트에서듣던청명한새소리며해풍에스치는솔바람
소리는왼종일듣고앉아있어도지루한줄몰랐다.일요일오
후에그곳엔모포를건조키위해널어놓았고그위에누워하늘
의흐르는구름모양을올려다보노라면어느결에깜박잠이들
곤했다.

행정반엔예하부대연락망을잇는많은통신장비며무전기가
있고한켠엔일반용전화기가있었다.톡튀어나온손잡이
를몇바퀴휘리릭!돌려서수화기를들면교환양이나와서는
경찰서며예비군부대를연결해주는,요사이는없어진구식
통신수단전화가있었다.상황근무를서게되면의례그전화
기에매달려교환양이책읽어주는것도듣게되고가끔그녀들
의위문공연인합창을화음도전혀손색없는수준급의소리를
들려주곤했다.

그때6명의아가씨들중유독노래실력은물론독서수준이
월등히앞서는보기드믄문학파아가씨가있었다.각자의
별명이있었는데그아가씨는<마징가>라고불렀다.아마
그때TV만화에나오던주제가를자주익살스레불러서붙여진
별명이아닌가한다.자연스레이야기소재가문학쪽으로
자주옮겨감에따라다른아가씨들은내근무시간에맞춰서
마징가라는아가씨를내세워주는아량을이군인아저씨에게
베풀어주곤했다.그때유행되던한경애란가수의노래
"옛시인의노래"란곡을그가을이오는길목에서서그분위기
와썩잘어울리게끔가수뺨치게불러주곤했다.

어떤날엔얘기가길어져그아가씨나나나다음번근무자몫의
시간까지서주는일이있을정도로많은진지한얘기가오고가
곤했다.집안에서장녀라는것과부모님은교회의장로로
계신다는것.그리고남동생은서울에서대학을다니고있다
는집안얘기까지주고받는각별한이야기상대로발전을해
갔다.여고시절에교내백일장에서장원을한자기작품을읽
어주기도했고나를위해일부러읍내서점에나가그즈음잘
나가는신간서적을구해와밤새도록읽어주는성의도보여주
곤해나를감동시키곤했다.

전화로만수많은대화를나눴지그때까지도얼굴한번보지를
못했었다.그렇게3~4개월이흐르며그해가을이가는줄도
모르게흘러가고있었다.

자연서로가보고싶어하는마음이서서히자리잡기시작했다.
만나보고싶다는내제의에항상그녀쪽에서는부끄럽다며
자꾸미루는형국이었다.어찌어찌아이가사탕하나달라
고졸라대는시늉으로어렵사리가을이기울어가는10월의
끝이얼마남지않은때에반강제적인허락을그녀로부터받
아내게되었다.

하지만그때우리나라의역사에큰획을긋는커다란국가적인
비극이터졌고그여파로전군의비상이걸리고모든외출
외박이통제되는상황이되고말았다.그러다보니전화상
으로도못만나는시간이많아졌고그럴심적여유마져도없
게되었다.정신없이보내는날들중에그녀쪽애서국가의
변란중에얼마나고생이많냐는안부전화를받게되고일간
한번시간을내보자는생각을하게됐다.

그때마침대대에전령으로나갈일이생겼다.그래전화로
시간과장소를약속하고전령나갔다돌아오는시간에짧은
시간이나마서로얼굴을대면키로했다.그날은서로의마
음을알기나하는양얕은첫살얼음이논밭에살포시얼어
있었다.대대본부까지는한시간반이소요되는먼길이었다.

왕복세시간을원래는군인무료인완행버스를타는것이상례

였으나만남의시간을벌어볼요량으로직행버스를타기로했다.

철모를쓰고총검을휴대한단독군장의살벌한복장으로

그녀와의첫만남이있을다실(다방)로오르는목조계단을한

걸음씩밟아올라가고있었다.


-글:좋은날전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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