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이야

누이야,

그곳씨애틀이란곳의절기는어디쯤이던가궁금허네.

이곳은봄이오는길목쟁이쯤이라새순들이올라오면서

지천이나생이여.

봄이오는구먼.

생각나?

무기장태성경핵교인가다니면서신작로가로수길에서

남모르게자주색가방가득캐오던미류나무버섯.

허면아부지가명주실에꽤여서

안방사진각구앞천장에길다랗게매달아말렸잖여.

그걸엄니가고추장풀어서감자썰어넣고

보글보글끊이면얼마나맛이있었는지시방두그맛을잊지못혀.

국민핵교적오일장날.

엄니가장에가시는날이면쫓아가고파서

장고개까지쫓아가다가엄니께된통혼나고

신작로미류나무뒤에숨어서손가락만빨다가

엄니와동네아줌니들이휘적휘적고개를넘어갔지.

다시신작로길을내달아말무덤고개까지쫓아가면

이미장재방죽을돌아소댕이고갯마루산모퉁이로영영사라지셨지.

저녁나절엄니는안오시구

낮술을드시구윗방문지방을목침삼아주무시던아부지가

양은주전자에막걸리받아오라구심부름을시키면

울남매는죽기보담두더싫었지.

어떤날은그것이싫여서방죽거리미류나무뒤에서빙빙돌다가

그냥빈주전자를가지고집안으로숨어들면

불호령을맞았던그고향집희뽀얀마당에눈부시던봄볕.

장터갔다돌아오신엄니.

피곤하셨는지엄니눈이십리는더들어가셨쟈.

제삿상에올리려사오신북어대가리에서눈깔을빼서먹던그쫀득한맛.

조상님보다먼저북어를건드렸다고할아부지한테딧따혼나고

굴뚝머리로쫓겨가저녁도못얻어먹고올려다보던처마끝.

어스름봄날이저무는동구밖길을걸어신작로길로무작정하고

터덜터덜걸어나가동네입구4H돌표석위에엉덩짝을대고

서녘노을지는하늘을올려다보면떠오던어여쁜눈썹달.

사창으로넘어가는고갯마루로올라가

동네뒷동산으로해서집으로내려오려면

무서워서오금이저리던애총무덤동산.

생각나쟈?

막내바로위에동생.

낳자마자왼병인지뭐신가로며칠을시름시름않다가간.

어느봄인가새벽바람으로

저너미아저씨지게위에꺼치때기로말아지고삽짝거리를나설적에

나는맨발로마당으로냅다뛰어내려가지게작대기를잡고

누이는마루기둥만잡고엉엉울었쟈?

그애총무덤동산에철따라피던들꽃을꺾어다놓던일.

애총무덤동산에서바라보면

아래로내려다보이던신작로길.

한없이뻗어가던고단하고도

먼먼황토길을걸어넘던엄니가

이봄들어엄청이상해지시네?

내일은엄니모시고설라므네무기장터로해서

고향마을쪽을돌아와야쓰것어.

누이야,생각나?

저미류나무줄지어서있던

오일장신작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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