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여울

오랜만의
반짝
봄날
안해와배낭을메고
산길을나서다.
작은실원리를돌아
해마다쑥을캐던
골짜구니를지나
야트막한야산을넘어
큰실원리를내려가면서
오랜만의봄볕을
눈부시게바라보다.
겨우내
병원에계시다퇴원하신
어른신댁에들러
인사도여쭙고
차한잔대접받고나오는데
봄날의맑은햇빛에
눈이부셔눈물이나다.
고얀히애틋해지는마음.
까마귀우는고사목위에
바람으로날리는밭가검정비닐
만장같이흐느적거리는봄날.
사물놀이패외딴집아래
돌미나리자라나는
우리만의내밀한도랑가.
그아래작은
개여울이되어흐르는
실개천.
안해는냉이를뜯고
세월의아쉬움으로
먼봄길을바래는
개여울.
파릇한풀잎이돋아나고
야생화예쁘게
낮게깔리는
실개천을따라
겨울의긴터널이지나가고
봄날이움트는데…
오래잊고살았던옛날이
풀포기돋아나듯
돋아나는
개여울의애틋한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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