思友

이밤

자다깨어일어

자네의깊은눈을생각하네.

세상의모든것들을다담을수있을것같았던
그부드럽던자네의눈길을말이네.

우리소식없이지낸날들이벌써두어해가지나가고있네.

인생을살면서우여곡절을겪지않고살아가는삶이

어디그리흔하더란말인가?

다들작게크게곡절을겪으면서
묵묵히감내하면서살아가지않나싶으이.

친우,

자네와찍은사진이라곤

어느휴일도봉산을같이오르면서

잠시바위에걸터앉아어깨동무하며

싱그럽게서로를바라보며웃던사진만남았네그려.

자네가보고싶으이.

학교친구아닌사회친구로선

유일하게깊은우정을돈독히해오던자네.

이젠수첩에적힌글씨는무용케됐네그려.

자네를떠올릴적에는

때와장소에구분없이터뜨리던허통한웃음소리와

항상상대를기분좋게하는은근한미소였네.

손끝에따스하고도굳은힘이들어간

자네와의악수는또어떻튼가?

손끝으로도사람의정이이렇듯전해오는구나..하는느낌을

자네와의악수에서종종느꼈었다네.

심사장님을자네도알잖는가.

이제환갑의중반을넘기셨던

참으로德을많이쌓으며살아가시는분였지않았는가.

그어른께서부도를맞으시고홀연히잠적하였었다네.

다들빚때문에도망을갔다고원망들했다네.

헌데

2년여가지난이제사강원도어느산속에서

백골이진토가되어서형체를알아보지못하게발견이됐다는구먼.

뒷주머니에서나온신분증으로뒤늦게가족에게연락이됐다는
비통한이야기를전해들었네.

종일내우울했었네.

어찌하느님이계시고

어찌부처님이계시단말인가?

슬프이.

10년을넘게존경하는마음으로

따르고찾아뵙던어르신였는데

어찌이렇게비참하고애통하게세상을등지셨단말인가.

주위의많은이들에게신망과덕을쌓으며사셨던

참어르신였는데..

너무도슬프고애통한일이네.

집안이풍지박산되어어느누구도유족의연락처를몰라하니

문상조차도갈수가없음이참으로가슴아프이.

인생을많이사신어르신을찾아뵙고

이난세를극복하는지혜를듣고왔다네.

두어시간여의짧은시간였지만

8.15와6.25를겪고넘어오신

험난한질곡의역사가배어있는지난시절을

앞서살아오신그어르신의지혜에는

분명어떤형용키어려운무엇을느꼈다네.

찾아뵈온것이그저고마우셔서

동동주에푸나물을안주삼아

동양철학과삶의지혜를혼신을다하시며

강하게살라고열변으로들려주신것이얼마나감사했던지

모든이야기를채곡채곡쟁여돌아왔다네.

현관에서"자네사람이야!~"하시며

손을내미시는어르신의모습에서

실로오랫만에유년의내할아버지의모습을뵈었다네.

친우!~

자네와만날날이그언제쯤이될런가?

어느날불쑥내앞에나타나

그특유의만면에가득한허방한웃음과

잔잔한미소를머금고굳세게손잡아볼그날이
멀지않았으면좋겠네.

어느곳에있던지그저건강만하시게.

건강만하시게.

당신의아들같은심정으로

내서점으로종종들르셔서

막걸리에순대국밥을즐겨드셨던

자네의춘부장께서는만안하시온지.

또언제다시뵙고대접하여올리는

그런좋은날이다시왔으면하는심정간절하이.

지금부치지도못할이편지를자네에게쓰면서

자네와곧잘부르던노래<思友>를내내반복하여

입속으로낮게부른다네.

이노래.

자네는듣는가?

부치지못하는이편지가

보고픈자네에게가닿을까모르것네.

친우야,

부디힘내시고

건강함세.

-자네를사랑하고존경하는炳倫일세나-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