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에 피어나는 버들개비


개학하여한달내내등교지도를[인사하기]로정하여

사람의기본품성이안되었음에그를먼저가르치기로

하였다.


처음에는학생열이면서넛은인사를하지않았다.


가만히보니학생의인사에제대로응대를못한어른인

우리선생님들에게도일말의책임이있음을보았다.


교문이나복도에서아이들이어른인선생님께예를갖춰

인사를하여도그냥흘끗지나치는어른들의無응대.


우선나부터라도그어른들과다르게아이들의인사에

성의껏반응을보여줬다.


등교시백이면백명모두에게일일이성의를보여인사에

대한응대를하였다.고개를숙이고허리도약간씩절도있게

구부려서아이들이확실히느끼도록눈과눈을맞추어가며

미소로인사를받아주었다.


중학생들은보름여가지나자95%의인사하기가정립되어

고쳐져갔다.심지어소리내큰소리로두손을앞에모아

걸음을멈추고서서공손히인사를하는아이까지늘어갔다.


고등학생이문제였다.빠른걸음으로외면을하고교문을

재빠르게통과하려는학생이있어뒷걸음으로쫓아가며까지

인사하기를권했다.마지못해호주머니에손을넣은그대로

까딱거리며멀어지곤하는뒷모습에적잖이실망스러운것이

아니었다.그런학생은기억을해뒀다가다음날에내가먼저

소리내어인사를건넸다.흘끗바라보며얼떨결에인사를

하곤쏜살같이도망치듯하였다.그다음날에도그런아이

에게똑같이내쪽에서먼저인사를큰소리로먼저건넸다.

그런연후에야아이들에게서변화가서서히전해왔다.


내스스로도가슴안에서부터훈훈한그무엇,필설로표현하기

어려운기운이솟구쳐올라옴을느꼈다.의외였다.어리디어린

막내늦자식과같은아이에게먼저고개를숙여인사를하면서

뜻밖에나의깊은심연에서부터잔잔한울림이전해왔다.


무엇인가.


남에게공경을받고자함에는내가먼저남을공경하라는진리

그자체였다.공경을받고자함보다는아이를훈육코자시작한

고개숙임의인사법이었는데그것은세상을향한下心의발로에

다름아니었다.


그것이나어린자식이나손자같은아이가되었건어르신이되었건

간에그것은내마음을더아래로이끌어주는겸양의시발점이었던

것이었다.


여든살에도열살아이에게서배울것이있다고했는데이렇게

전혀뜻밖의겸양을우리아이들을통해서배워가고있는것이다.


교정에샛노랗게핀생강나무에서따스한봄기운이운동장으로퍼져

간다.내마음이밝아지면서교정이환하고따스하게다가앉는다.


어디교정에피어나는꽃향기와봄기운뿐이랴?


내가슴깊은곳에서도이봄들어겨우내움추렸던내몸과마음에도

시냇가물소리를듣고피어나는버들개비처럼연녹색봄물이들어간다.



봄이다.

봄!



얘들아,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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