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춘곡

섬진강에홍매화가피었다기

무작정하고달려온천리먼먼길

강나루에매어놓은나룻배에

홍매화꽃잎실어봄강물에떠서남풍따라흐르다

이른봄을맞으러온상춘객들

무엇을바라고달려왔을꼬

저강마을을내려다보며무슨생각을할꺼나

세월따라꽃이피고꽃지는하세월을이야기할까

두고온인정들이수럿한과거사를담배연기에실어보낼까

속절없고속절없이가는세월

꽃은또어쩌자고저리피어나는고

하동포구섬진강을돌아구례에서잠시쉬었다가

꽃바람을품어안고흘러가는섬진강

봄의정령이너울대는나룻터에서

옛선현의시조한수를읊조리다

짚신을신고뜨락을거니르니

달이사람을쫓아오네

매화꽃언저리를몇번이나돌았던고

밤깊도록오래앉아일어나기를잊었더니

옷가득향기스미고달그림자몸에닿네

봄기운돋아난산허리

오소소허물어진자리에산수유꽃홍매화향기

산모퉁이누각처마끝에잠시머물렀다가

이내청매실항아리옹기종기장독대에앉는봄날

문득올려다보는젖빛하늘

그위로목련꽃

목련꽃핀뜨락으로봄빛이푸르고푸르러

서럽고아스라히마음더욱멀다

매화나무아래눈감고앉아

다리사이에머리를묻고깊은사념에들때..

봄이오기는온것이냐?

꽃이피고새가날아오르는저강건너마을로

정녕봄날이왔다는것이더냐

복사꽃이피었다고일러라

살구꽃이피었다고일러라

너이오오래정들이고살다간집

함부로함부로짓밟힌울타리에

앵도꽃도오얏꽃도피었다고일러라

낮이면벌떼와나비가날고

밤이면소쩍새가울더라고일러라

초가툇마루에앉아박두진님의싯구를읊조리는데

매실동동주에오른옅은취기에

고얀히눈앞이희뿌옇다

꽃구름속에부유하는봄

울긋불긋상춘객들속에섞여사진을박고

봄노래를부르는데

봄바람에실려오는매화향기고얀히서럽고야

홍매화꽃피고

산수유꽃피는언덕

봄풀돋아난양지녘으로남풍이불어오고

꽃구름부유하는산마을로종달새날아오를라

봄날이고요하여졸고앉은매화나무가운데집

뽀얀마당으로벌이나닐고

건듯부는봄바람에하릴없이하품하는과수원지기

섬진강에서올라온고요한훈풍

야윈볼에스치다

꽃소식에찾아간섬진나루


꽃구름은봄하늘에닿고

강건너에서러운홍매화꽃

아..돌아갈길은멀고도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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