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애틀 아우에게

그리운막내야,

아부지제사였는데알구나있었냐.

날씨가청명하게도맑아호식이형네가게에서소주를받아다가

할아부지께한잔올리고나머지는아부지산소에다올려드렸다.

고향마을첫집순기네뒤란으로산수유가노랗게피었구나.

고국의고향에는이렇듯봄이왔단다.

네형수랑성묘나온김에우등산으로향하는등산길.

밭둑길에온통나생이여.

저기가보습고지마을앞길로올라가는구먼.

저아름다운산천이너는얼마나그립것냐.

먼산이마날미뒷산이고

쇠때배기양지녘으로

산지기외딴집이졸음에겨운듯따순봄볕을쬐고있는저기저고향.

우등산정상에서바라보니우리집처마가보이는것같구먼.

작은누이랑국수에고추장풀어대접째마루로들고나와먹을때처마밑으로보이던산.

저기낮은초가지붕아래할아부지와할무니가계실듯하다.

우리남매의유년의기억저편에푸근히웃고계시는조부모님.

오래바라보고앉았으려니고향마을쪽에서올라온바람이차가와서인지

눈물이나올려고하는구먼.

저기저먼산아래

그리운저편.

산을내려오는데

버리고떠난집이쓰러지기직전이여.

우리의마음한켠에도고향의초가집은무너졌느니.

그무너진사태진곳.

뒤곁으로돼지감자아삭아식맛나던고향집울안.

아욱밭에서뜯어다가된장국끓이면세상에그보다더맛난것이어디있었더냐.

뽀얀먼지가일것같은마을.

멀리매산도보여야.

대보름날깡통에쥐불을놓아돌리던고봉장둥에서

손에잡힐듯가깝던매산에서타동네아이들이와!~와!~소리쳐오던산비얕.

그양지녘에는옆집주열이가묘비를베고잠들어누웠고

고봉장둥은낮아졌다.

2부제핵교를마치고집에오면마당으로비닐하우스가있었쟈.

비닐위로희뽀얗던수증기.

꺼치떼기냄새.

물조루에물을길어다가모판에다가뿌려주고야

아무도없는부엌찬장을뒤져짱아찌를입안에넣고

마을안마당동무들과잣치기와못치기를했었쟈.

어스름저녁이면엄니가부르는소리.

돌아오는신작로옆방죽거리.

봄물결이파르르~지던그곳.

그고향을잊지않았것쟈.

막내야,

저봄물결에실어

네가밤마다그리워할고향의봄소식을몇자띄운다.

내내건강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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