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의 봄

화창한날씨에아이들도바깥운동장으로봄맞이하러나가고

아무도없는텅빈교실.

교실창가벚나무가지로날아앉은참새소리가

물오른버들가지같이맑다.

열어놓은창으로아이들노니는소리넘나드는봄날.

복도로나와이쪽끝과저쪽끝을

돌아다봐도고요롭고

어느교실에서아이들이와하!~하고웃는소리.

무슨과목선생님이저리아이들과뒤섞여

꽃피는이봄날

고리타분한수업을잠시멈추고

봄날같이웃는고?

4교시에상담받고돌아가는아이가

멈칫거리며내손에쏟아주고

도망치듯돌아간뒤

수줍은강냉이한움큼.

심심파적으로입안으로몇알갱이씩넣으면

달콤한입안으로감도는아이와의교감.

그래,한별아.

고맙고기특하고야.

꽃다지가득한교정벤치에앉아

이야기꽃을피우는풋풋한청춘.

이따사로운봄날을이야기하는고?

한가로운구름아래

화사하게피어난벚꽃.

구름이흘러가는지

꽃구름이흘러가는지

내마음이흘러가는지.

목련꽃이환하게밝혀주는교정.

그아래생강나무

그둔덕아래개나리꽃무더기.

목련과벚꽃이뒤섞여

교정의봄날을어찔어찔어지럽히는

아름다운花舞.

양지바른화단으로동전같이핀민들레의

작은속삭임.

봄이야요,봄,

강남갔던제비는몇년째돌아오지않는데

저홀로해마다피어나는제비꽃.

초가지붕추녀밑으로해마다날아오던

그많던제비들은

봄날이왔는데도돌아오지않는봄.

고개넘어시집보낸막내딸이보고싶어

고개숙인할미꽃만

봄볕아래졸고앉았는이봄날.

흰나비되어

봄하늘로훨훨날아오르는목련꽃이

운동장에서들려오는아이들웃음소리에

꽃구름속으로숨는봄날.

이화창한

꽃그늘아래.

얘들아,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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