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봤다

고향아우가산삼을캐러가자구혀서길을나섰구만유

안해는아우가건네준산삼캐는법이빼곡히적힌책을

몇날을고시공부허듯했굼서나.

기대가잔뜩돼설라므네새벽바람으로주먹밥에쑥인절미를준비하는

안해옆에서국민핵교적소풍가는날마냥

설레기까지하지뭐유.

비얌이많다기에각반까지차고설라므네보무도당당하게

인삼밭머리를돌아군인같이올랐시유.

심메마니아우는산삼캐는연장이완벽했지만서도

우리는뭐있나유?

걍가게앞화단가꾸던호밋자루두엇배낭에낑궈넣었시유.

옛말에국수못하는며느리가홍두깨를나무란다구

연장이산삼캐나유?머.

등산로가아닌경사진산속을헤메고다닐라구허니

거장난이아니네유.

가시덤불헤치고깎아지른벼랑같은산비얕을각자7~8부능선을흘트고가는데

동서남북이어딘지방향감각마져당최모르겠더만유.

그노무비얌이무서워내주위에서맴돌다가

잠시안해가안보이는가싶더니

꺄악!!!~하는비명소리에

안해가는발옆에똬리를틀던비얌이란놈이

더놀랬지싶어유.

산삼은안뵈고야생화에온통눈길이빼앗기고말았으니

이를우짜믄좋아유.

아무도보아주는이없어두

저리이쁘게두산속깊은곳에홀로피는꽃이

우찌안이쁠수가있데유.

이꽃은또뭔꽃이데유?

꽃삽을가져다가

울집베란다창가에심궈두고싶은마음가득하네유.

하지만야생화든사람이든있을자리에있을때가

가장아름다운모습이라는생각에손으로쓰다듬어줬네유.

벌써연록색나뭇잎들이울창하게하늘을가리기시작하네유.

산을오를수록눈앞만어지러울뿐

산삼을눈앞에외워두고온것이헷깔리기시작혀서

이것도긴거같구

저것두긴거같구.

암캐두올라오면서산신령할아부지께올린

산신제막걸리가과했지싶어유.

도통어지러워곰취나물에음양곽=(남자에게엄청시리몸에좋데유.)

영지버섯에고사리만뜯었지뭐유.

아니산삼잎은도통어찌생긴겨?

안해가산삼책에서본잎과흡사하다고캐서

슬며시내게가져온세뿌리가산삼이었음얼마나좋을까싶어

심판관인심메마니후배를부르니

산삼에사돈의8촌격인봉삼이라고허네유.

뿌리가봉황을닮아붙여진이름이라네유.

그래도끝에[蔘]자가붙었으니꿩대신닭이라도됐네유.

이봉삼(鳳蔘)세뿌리마져두못캤다면얼마나서운했을까유.

이마에맨손수건이흥건히젖을즈음

서로간에소리쳐불러산등성이에서만나

땅힘이솟아오르는산길에모여앉아

주먹밥에흑임자쑥인절미.

소찬이지만서두산에서먹는맛이그만이여유.

하산길에분분히산길에떨어진

산벚꽃잎이애잔함을자아내는구만유.

그래도산의품안에안겨서한나절을헤매고나니

머릿속까지맑아지면서

산들바람까지가슴속깊은곳을훑어주며지나는구먼유.

속잎피어나는산잔등이너머로흰구름이참이쁘구아름답네유.

살아가면서이런날이좋은날이지싶어유.

산삼은비록캐지못했지만서두.

이아름다운날

산삼보다훨씬더좋은..

心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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