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죽음의경계가모호하다

아침부터내리는비

영면의길로드시는친구엄니를뫼시는장례의식을다하고

산을내려와고향친구들과술한잔을하다가

문득삶과죽음의경계가

오동산봉우리에걸친운해와같은것이아닌가하는

깊은단상에잠겼다

산인듯구름인듯하늘인듯땅인듯

애매모호한경계

그경계없음을우리는잊고살아왔던것은아닐까

그생각에이르자마음이한없이넓어짐을느꼈다

숲을나와야비로소보이는산

그산이보이기시작하는나이에내가선것이다

지천명의나이가무색하니살아온하세월

그세월에는

앞이안뵈는가시덤불우거진산속에서

한치앞을가늠치못하여발끝만내려보며

東인지西인지도모르고허공에발걸음을떼놓고

그날그날을남들같이치열하게

그렇게그렇게살아가는것이라고여겼던날들이있었다

친구들의취기어린목소리에퍼뜩

깊은생각에서깨어나

비안개산으로올라가는풍경이차창으로

지나는모양을물끄러미바라보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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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얼마만에찾아들은시골식다방이런가

옛날유행가가사에나오는도라지위스키를주문할까?

날씨도꾸므리한데옛날식쌍화차를주문하여

날계란톡,까서노른자위를동동띄워서달래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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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밑머리허연내고향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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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평지같이평탄한산은없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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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능선을넘고깊은골을헤쳐온

주름으로깊은고랑진얼굴들의면면을찬찬히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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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다방에들어가만히나의지나온산을올려다본다

삶과죽음의경계가모호한

이풍진세상에서

내게는

서울은숲이고골깊은岳山이었다

그산을넘고넘어비로소돌아온고향은

너른들이다

산인듯구름인듯하늘인듯땅인듯

애매모호한경계

그경계없음을우리는잊고살아왔던것은아닐까

그생각에이르자마음이한없이넓어짐을느꼈다

비내리는논배미에서건너다보는고향의들판

안온하기그지없는들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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