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책읽기

요즈음행복한일이내게있었던적이있었을까?

오전에공무를담당하는사람의무뢰치한으로

마음이심히불유쾌하였다.

직장오전근무를작파하게끔

어머니를모시고병원에서[치매진단서]까지발급받아오라가라

만드는행태에불쾌를넘어분노까지일었다.

국민위에군림하려는공무자세는절대지양되어야마땅하다.

안해는눈가에눈물을연신찍어대고

무엇인지도모르시는뒷좌석엄니는먼산만바라보시고

운전대핸들을거머쥔손이맥없이풀렸다.

기말고사가끝나이른퇴근을하고

도서관에들러책을대출하였다.

고인이되신장영희교수가쓰신[이아침축복처럼꽃비가]였다.

퇴근하여현관에들어서니

안해는고요히사경을하며깊은기도에들어있었다.

엄니는베란다창아래공원정자에몇몇의동무분들과앉아계시고

우기깃든바람이앞뒤로넘나들어시원하다.

안해옆거실의자에앉아수박한조각을먹으며

책을펼쳐들었다.

사람이기때문에누구나서로사랑과미움의기다란고리를이루며살아간다.

나는지금내가아는사람들과어느만큼의사랑으로살아가는것일까?

[남을위한조금의배려.]

이것에인색하여다른사람의마음을다치게하는일이다반사이다.

자기의위치에서누군가에게도움을줄수있다면당연그래야만한다.

머리로가아닌가슴으로대한다면

모두가사랑일것이다.

장영희교수의아름다운마음과

고요한마음으로평상심을찾아

책읽는저녁시간.

한차례소나기가올것만같아

엄니앉아계신정자를내려다보다가

노인양반숫자대로우산을챙겨

막현관을나서려는데

시원한빗줄기가쏟아지며엄니께서들어오신다.

지팡이를삼아가지고나가셨던우산에서

빗방울이떨어진다.

당신방으로들어가셔서

어제손님이오시며사다드린두유두팩을내오시더니

에미하고애비하고하나씩먹으라고내미신다.

다시금고요한거실에서

솰솰쏟아지는빗소리를들으며독서삼매경에

들어본다.

요즈음행복한일이내게있었던적이있었을까?

오늘같이마음을스스로다스려

정화되어지는과정을겪어낸저녁.

고요한마음에들어

창밖의빗소리를들어가며

가끔씩비오는산천을무연히건너다보는

행복한책읽기.

이런소소한일상이행복이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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